연재를 출발하며 > 칼럼

15번은 기다리면 잘 오지 않는 버스다.
Paddington역에서 런던 동쪽 Black Wall까지 가는 노선.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가다보면 제일 눈에 잘 보인다는 거.
그래서 15번 라인에 사는 사람들은 15번만 보이면 일단 타고 본다는 거.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은 뒤, 시내에 볼일이 남았었는데, 라고 생각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거.

런던 동쪽의 Lime House 옆, 이름이 예쁜 Poplar 라는 동네에 살았던 나로선 15번 없는 Traffic Route 를 상상할 수 없었다.
영국사랑 없는 영국 커뮤니티를 상상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어쨌든, 15번이라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버스가 이런 형식의 글을 쓰게 된 나의 명칭이 되었다니, 막 의미부여를 해 보고 싶어진다.

- 영국에 최소한 15번은 더 가야 될 징조?
- 설마 그런 기회가 진짜 안 온다는 뜻?
- 단지 내가 런던에 겨우 1.5년 살았다는 증거일 뿐?
- 혹시 아내가 15명? (*^___^*)

뭐가 됐든 이미 한국에 와 있는 내가 04UK.com 에 <15번진짜안와 칼럼> 이라는 묘한 타이틀을 걸고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안 오는 15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정류장에서 천천히 말아서 피워 문 담배 연기 같은 막막함을 준다.

Daum영국사랑 ‘영국일기’ 란에 쓰던, ‘일기’ 수준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 된 글을 써야겠다고 일단은 다짐했는데,
우선 내가 가진 ‘일기’ 수준의 생각을 좀 더 나은 수준으로 땡겨 올리는 데 주력하기 위해 주 6회 하던 음주가무를 5회 정도로 대폭 줄여야겠다.

영국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조금 있고,
이래저래 많이 도움도 받았고 사랑하고 정든 영국사랑 커뮤니티에 대한 조촐한 보답을 시도할 때이기도 한 것 같다.

일단은 열흘 간격 10일, 20일, 30일, 으로 연재를 해 볼 생각인데, 요건 게을러 지지 않기 위한 마지노선이고, 가능하면 한 달에 3번 ㅋ 업뎃 할 수 있도록 최선을 활짝 풀어놓겠다. (朴祥)

추천0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