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숨겨진 마케팅 전략, 엠부쉬 마케팅 > 칼럼

본문 바로가기

 <  영국이야기  <  칼럼

스포츠 3) 숨겨진 마케팅 전략, 엠부쉬 마케팅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629회 작성일 14-11-30 23:50

본문

d863cb02b40f6639bc609c8811e0af69_3LnBVey3YbbMcp.jpg

숨겨진 마케팅 전략, '엠부쉬 마케팅'
 
지난 27일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C조 5차전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와 파르티잔(세르비아)의 경기가 있었다. 토트넘은 홈에서 파르티잔을 1-0으로 꺾고 남은 6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32강행을 결정지었다. 하지만 승리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예기치 못한 관중 난입 사태로 UEFA로부터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날 경기장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경기를 망칠 뻔 한 철저히 계획된 난입
 
토트넘과 파르티잔 경기에서 전반에만 세 차례나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전반 22분 처음에 열렬한 팬이 뛰어들었다 했는데, 25분과 40분 연이은 관중들의 난입으로 결국 전반 종료를 5분 앞두고 주심이 선수단을 철수시키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10분 동안 경기가 중단 되었고 안전요원이 대거 배치 된 후 경기가 다시 진행되었다.
 
이날은 축구팬의 난입으로 생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침입이었다. 영국 언론에서 이들의 난입을 경기장의 침입자(Invader)로 보고 있다. 그라운드에 경기 중간에 달려 들어온 세 명의 관중 모두 '베이스버즈FC(Bassbuds FC)'라고 쓰인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여기에 적힌 베이스버즈는 한 헤드폰 업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그라운드 침입은 회사의 헤드폰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경기장에 들어와서 태연하게 핸드폰으로 선수들과 사진을 찍는 등 과감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한 유튜브 페이지에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동영상에는 경기장에 돌진한 세 남자가 등장했고, 경기 전 토트넘의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White Hart Lane)밖에서 촬영한 것으로 그들은 경기 중간에 경기장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누군가 이들이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안전요원에 끌려 나오는 것까지 촬영된 부분도 포함되어 있어 이것은 철저히 계획된 일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141128-spurs_0.jpg
(경기장 밖에서 촬영 된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캡쳐부분, 출처.TrollStation)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32강행을 확정에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토트넘은 홈구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관리 소홀의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아직 징계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벌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바젤과 리버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한 관중이 그라운드에 들어와 심판에게 건전지를 던지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으로 바젤에 UEFA는 4만 유로의 벌금을 물었다. 또 단순히 열렬한 팬이나 만취한 관중의 침입이 아닌 헤드폰 업체의 홍보를 위한 난입이라는 점에서 '엠부쉬 마케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엠부쉬 마케팅(Ambush Marketing)과 국제 스포츠 대회
 
그렇다면 엠부쉬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엠부쉬 마케팅이란 스포츠 이벤트에서 종종 발생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다.  엠부쉬(Ambush)는 '매복'을 뜻하는데,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적인 후원업체가 아니면서 광고 문구 등을 이용해 올림픽, 월드컵 등과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그 대회와 관련된 업체라는 인상을 주어 고객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판촉전략이다.
 
엠부쉬 마케팅은 1984년 LA올림픽에서부터 부상하기 시작했다.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는 대회인 만큼 기업이 노출될 경우 마케팅의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하지만 공식 스폰서가 되려면 그에 따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선정되는 기업에 제한이 있고, 그에 비해 예산을 줄이면서 간접적으로 마케팅을 하기 위해 엠부쉬 마케팅이 활성화가 된 것이다. 엠부쉬 마케팅은 주로 공식 스폰서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개별 선수나 팀의 스폰서가 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대회 공식 로고와 마크 등은 공식 후원사나 파트너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외 기업들은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대회 관련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스포츠 브랜드라는 명성에도 월드컵 공식 후원사에 선정되지 못했다. 나이키는 대회의 공식 후원사가 되는 대신에 오랜 시간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면서 유니폼 발대식, 나이키 공원 등을 만들어 활발한 오프라인 활동과 광고 영상을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해 공식 파트너인 아디다스 못지 않은 광고 효과를 얻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사례들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공식 후원사는 현재 KTF(현KT)였다. 공식 후원 기업이 아니었던 SK텔레콤은 월드컵과 관련된 광고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엠부쉬 마케팅의 일환으로 "Be the reds" 캠페인을 통해 응원단 붉은 악마를 후원했다. 이는 '2002월드컵=붉은 악마=SK텔레콤'이라는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었고, 실제로 SK텔레콤은 엠부쉬 마케팅으로 공식 후원사인 KTF보다 더 높은 경제적 효과를 달성했다. KTF는 671억원의 성과를 올린 데 비해 SKT는 3,000억원 이상의 성과를 올렸었다.


다양해진 엠부쉬 마케팅의 형태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월드컵 E조 조별 경기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팬으로 보이는 36명의 여성 관람객들이 쫓겨난 사건이 있었다. 이 여성들은 오렌지 색 드레스를 입고 응원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네덜란드 맥주회사 '바바리아'에서 사은품으로 제공한 응원복이었다. FIFA(국제 축구 연맹)측은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면서 업체가 제공한 옷을 입고 눈에 띄게 응원했다는 것을 문제 삼아 경기장 밖으로 쫓아낸 것이다.
 
Holland_1663208c.jpg
(2010남아공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맥주회사 바바리아의 엠부쉬 마케팅, 출처 게티이미지 )
 
FIFA와 IOC뿐만 아니라 UEFA 역시 이와 같은 마케팅을 규제하고 있다. 특히 경기 도중 선수가 유니폼을 통해 상업적인 광고를 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아스날 소속의 덴마크 대표 선수 니클라스 벤트너는 유로2012 본선 무대에서 한 차례 소동을 일으켰다. 벤트너는 덴마크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속옷 세레머니를 했고 입고 있던 속옷이 문제가 됐었다. 이 속에서 적힌 문구가 바로 아일랜드 베팅 사이트인 '패디 파워(Paddy Power)'의 회사명이었던 것이다. 이 날 경기에서 덴마크는 포르투갈에 2-3으로 패했지만 벤트너는 2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트더를 후원하는 회사의 상호를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세레머니 였다고 판단. 벤트너는 UEFA로부터 10만 유로의 벌금과 1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엠부쉬 마케팅에 규제가 필요할까?
 
스포츠에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 그 속에서 탄생한 엠부쉬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에게는 새로운 가치와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막대한 돈을 들여 계약을 맺은 공식 후원사와는 대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대학의 스포츠 마케팅 수업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전략이 될지 아니면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 대중을 속이는 마케팅으로 봐야 할지에 대한 것이 주요한 논의 대상이다. 
 
특히 전세계의 사람들이 보고 있는 축구 경기의 경우 형태가 더 다양해지고 이에 대한 효과는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엠부쉬 마케팅을 지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공식 스폰서의 보호와 경쟁사들의 홍보를 보장하는 명확한 규정이 마련되고, 그 틀안에서 이루어지는 공정한 마케팅이라면 서로 윈-윈하는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지난 토트넘 경기에서 경기 중간에 벌어진 소동은 넓은 틀 안에서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지만, 경기에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한 처벌은 반드시 이루어져야하고 이런 식의 변질된 형태의 엠부쉬 마케팅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글.라시스터즈


필자의 격한 한마디, "축구장은 팬들만 출입, 잡상인 금지!"
 
<격하게 스포츠>는 격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격하게 스포츠를 사랑하고, 격하게 스포츠를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칼럼입니다*

추천2 비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Sponsors
  • -
  • -
  • -
  • -

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엠부쉬 마케팅이라.. 재미있네요.
우리나라에도 비슷한거 있지 않나요?
월드컵 경기때마다 선정적인 옷과 화장으로 카메라 시선 끌어보려는 연예인 지망생?

Total 312건 1 페이지
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준시기 준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27 0 10-13
311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2 4 05-16
310 노변정담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19 3 09-01
309 노변정담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5 3 02-08
308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8 3 04-15
307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1 3 07-16
306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7 3 01-16
305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5 3 10-28
304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3 3 05-01
303 스포츠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9 2 11-23
열람중 스포츠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0 2 11-30
301 스포츠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1 2 12-07
300 스포츠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70 2 12-14
299 스포츠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00 2 12-21
298 스포츠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5 2 01-04
297 노변정담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6 2 05-25
296 노변정담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5 2 09-14
295 노변정담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7 2 11-24
294 노변정담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4 2 12-07
293 노변정담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9 2 04-05
게시물 검색
내가 쓴 글 보기
영국이야기
공지사항
이런저런이야기
영국일기
자기소개,같이가기
영국사진앨범
영사 사진전 수상작
요리/맛집/여행
영사칼럼
영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