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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15) 'You wi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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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48회 작성일 15-02-23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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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wi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 방문


지난 주 칼럼 주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라포드에 대한 내용을 썼다. 사실 올드트라포드 방문하기 전에 맨체스터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리버풀에 들렀다. 리버풀FC의 홈구장인 안필드 스타디움&박물관 투어를 하기 위해서였다. 하루만에 두 도시를 다니며 축구장 투어를 하는 것이 다소 빡빡한 일정 속에 아쉬움까지 들었지만, 다시 한번 방문해서 축구 경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는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 방문기에 대해 적어 보려 한다.


리버풀의 영원한 라이벌 리버풀FC와 에버튼FC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는 리버풀을 연고로 하는 팀이 두개다. 리버풀FC와 에버튼FC가 그 주인공이다. 이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1894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두 팀간의 더비 경기를 '머지사이드 더비'라고 부르는데 이는 잉글랜드 축구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기도 하다.

리버풀과 에버튼이 라이벌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불과 10분 거리에 두 팀의 홈구장이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가 원래의 주인은 에버튼이었다. 1884년에 개장한 안필드의 소유주인 존 오렐이 에버튼에게 임대를 줬었고, 7년 뒤인 1891년 존 하울딩이 안필드를 사들이면서 에버튼에게 구장 임대료는 2.5배를 인상했고 에버튼은 이를 거절했다. 에버튼은 안필드에서 10분 떨어져 있는 구디슨 파크에 자리잡았고 빈 안필드를 리버풀이 사용하게 되었다. 1894년 10월 13일 드디어 두 팀간의 첫 더비 경기가 치러졌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머지사이드 더비는 전세계 축구팬이 주목하는 더비 중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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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의 안필드)


오래된 구장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안필드                                                  

그리고 빌 샹클리 감독

안필드에서 경기를 본 적도 구장 투어를 이전에 한 적이 없었다. 그저 리버풀에 여행 왔을때만 잠깐 들러 외부만 보고 돌아갔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안필드 구장 투어를 했다. 하필 이 날 아침엔 안개가 너무도 자욱히 내려 앉아 경기장 내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안개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경기장의 형태만으로 안필드를 느끼는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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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입구에 샹클리 게이트 앞에 세워져 있는 리버풀 명장 빌 샹클리 감독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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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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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실이 예전에 부트 실이였음을 보여주는 사진)


경기장 투어를 하는데 가이드와 함께 선수 대기실과 인터뷰공간, 기자회견실 등을 다니며 안필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아스날의 홈구장의 웅장함과 모던함과는 분명히 다른 매력이 안필드에 있었다. 경기 후 홈과 어웨이팀 감독들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기자회견실에 놓여 있는 정말 작은 테이블은, 양팀 감독 둘이 나란히 앉으면 어깨를 맞닿을 정도의 비좁음. 그리고 기자들을 많이 수용하기 힘든 작은 방, 다른 구단과 비교해 계단식 소강당 같은 곳에 길게 놓여있는 인터뷰 테이블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가이드에 따르면 이곳은 사실 선수들이 축구화를 보관하는 '부트 룸(boot room)'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리버풀의 역사가 이루어진 장소라고도 한다. 특히 리버풀의 영광의 시절을 이끈 빌 샹클리 감독(1959년-1974년)이 좋아했던 장소기도 했다. 이곳에서 선수들과 코치진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곳이 바로 이 부트룸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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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할 때 대기하는 통로와 'This is Anfield')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곳은 바로 'This is Anfield'라고 적힌 통로다. 이곳은 안필드의 철학이 느껴지는 곳이다. 경기장으로 입장하기 전에 양팀 선수가 대기하는 곳인데, 여느 구장과 다르게 유난히 좁다. 이곳에 서있으면 경기장에서 들려오는 리버풀 홈팬들의 응원소리는 더욱더 크게 들려 리버풀에겐 응원의 소리, 원정팀에겐 부담의 소리로 들리게 구조되었다. 이것 역시 빌 샹클리 감독이 고안해낸 아이디어다. 양팀 선수들은 계단을 내려 갈때마다 전통적으로 'This is Anfield' 문구가 써있는 곳은 터치하고 입장한다. 이것이 리버풀의 정신이고 전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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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대기실에 걸려져있는 선수들 유니폼)


'the Kop'

콥(Kop)는 리버풀 팬들을 지칭하는 단어다. 'Kop'을 안필드에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경기장 외벽에 붙어있는 'Kop'과 경기장 내부에 'kop' 스탠드 박물관 안에서도 'Kop'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왜 리버풀 팬들을 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을까? 이름의 유래는 '스파이온 콥'이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언덕에서부터 시작됐다. 이곳은 1900년의 2차 보어 전쟁(또는 남아프리카 전쟁)에서 피해를 입은 전투지역인데, 당시 약300명의 영국군이 사망했는데 이들 중 많은 수가 리퍼풀 출신이었다. 이 때문에 리버풀 팬을 콥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안필드의 골대 뒤에 위치한 스탠드에도 'Kop'스탠드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You wi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하면 떠오르는 문구가 "you will never walk alone(YNWA)"이다. 경기장 투어 중 콥 스텐드로 이동하면서 리버풀의 대표 응원가인 "You will never walk alone"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안필드 투어를 하면서 가장 크게 기억 속에 남아있다. 리버풀 팬이 아님에도 이 응원가는 들을 때마다 감동적이다. 1963년에 제리 앤 페이스메이커스라는 가수의 곡인 "You will never walk alone"가 리버풀의 정식 응원가가 되었다.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힐즈버러 참사'

안필드 투어에서 마지막 돌아본 장소는 위에서 언급한 콥 스텐드였다. 이곳에서 가이드는 힐즈버러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1989년 4월 15일 셰필드에 위치한 힐즈버러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 간의 FA컵 준결승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는 약 25,000명의 리버풀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왔는데, 너무도 좁은 공간에서 이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보기에는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그라운드로 난입하는 관중을 막기 위해 관중석과 그라운드 사이에 담장을 설치했는데 리버풀 팬들은 경기를 보기 위해 담장을 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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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즈버러 참사의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메모리얼 보드)


경기 6분이 지나고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고 이때 이미 많은 팬들이 쓰러져 질식해 숨진 상태였다.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힐즈버러 참사는 96명의 사망자와 700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이후 경기장에는 입석 관중이 사라졌고 전 좌석에 의자를 설치했고 보호 담장을 철거했다. 매년 4월 15일에 추모식을 갖는데 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하는 시간과 경기 시작 시간을 7분씩 늦춰서 진행한다. 안필드와 박물관에는 이 참사로 사망한 리버풀 팬들을 기리는 추모비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리버풀은 현재 약 4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안필드를 54.000명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또 힐즈버러 사고의 희생자를 기리는 새로운 기념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2016/2017시즌 중에 완공 예정인 안필드에서도 리버풀의 역사를 이어가길 바란다.


글&사진. 라시스터즈


필자의 격하게 한마디 "리버풀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안필드 투어"

<격하게 스포츠>는 격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격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격하게 스포츠를 사랑하고, 격하게 스포츠를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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