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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8) 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헐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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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32회 작성일 15-05-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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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헐 시티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9개월의 대장정을 끝으로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우승팀과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 네 팀은 정해졌지만, 2부리그인 챔피언십리그로 강등될 한 팀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뉴카슬 유나이티드와 헐시티AFC의 마지막 경기에 시선이 쏠렸다. 이 두 팀중 한 팀이 강등되기 때문이었다. 지난 주말에 열린 38라운드에서 뉴카슬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잔류에 성공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나 반전을 꾀하던 헐시티는 무승부를 기록해 이번 시즌 마지막 날 강등이 확정되었다. 우승팀과 TOP4 그리고 잔류에 성공한 팀들 보다는 필자는 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헐시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창단 104년 만에 EPL에 데뷔한 헐 시티와 브루스 감독

1904년에 창단 된 헐 시티 AFC는 요크셔 주의 이스트 라이딩에 위치한 잉글랜드 제 3의 항구 도시인 킹스턴 어폰 헐을 연고로 하고 있다. 헐 시티의 홈 구장은 KC스타디움이고 약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지난 2007/08시즌에 챔피언십리그에서 3위를 기록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에 성공, 창단된 지 104년 만에 처음으로 EPL에 데뷔했다. 하지만 2009/10시즌에 18위를 기록해 승격 후 두 시즌 만에 다시 강등되었다. 헐 시티가 다시 EPL로 복귀하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2/13시즌에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부임했고 2위를 기록해 3년 만에 다시 EPL로 돌아올 수 있었다.

브루스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987년부터 1996년까지 10년간 309경기에 출전해 12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공헌했고 성공적인 선수 경력을 쌓았다. 이후 버밍엄 시티,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은퇴 이후 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브루스 감독은 버밍엄 시티의 감독 시절 두 번이나 EPL승격을 이끌어 냈고 이후 위건 애슬레틱과 선덜랜드를 거쳐 2012/13시즌에 헐 시티의 감독 직을 맡은 후 지금까지 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 브루스 감독은 헐 시티와 3년 계약 연장을 했기 때문에 2017/18시즌까지 팀을 맡기로 합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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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시즌 헐 시티는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브루스 감독하에 헐 시티 EPL로의 컴백 시즌인 2013/14시즌에 FA컵 4강 전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꺾고 창단 후 FA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아스날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우승을 차지한 아스날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면서 헐 시티가 UEFA유로파리그 진출권을 얻었다. 헐 시티는 EPL에서도 16위를 기록하며 잔류에 성공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헐 시티 AFC -> '헐 시티 타이거즈'로 구단 명칭 변경 시도

헐 시티는 마지막까지 강등 경쟁을 펼친 뉴카슬과 구단주와 마찰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구단주의 욕심이 화근이 된 것이다. 현재 헐 시티의 구단주는 이집트 출신의 재벌 아셈 알람 구단주다. 알람 구단주는 2010년에 헐 시티를 사들였고 헐 시티의 강등과 승격의 시간을 함께 해왔다. 재승격에 성공한 2013/14시즌에 알람 구단주는 헐 시티 끝에 붙은 AFC(Association Football Club)가 길기 때문에 구단의 애칭이자 마스코트인 '타이거즈'로 바꾸겠다고 발표했고 심지서 '시티'가 너무 평범하다며 '헐 타이거즈'로 바꾸겠다고까지 주장했다. 알람 구단주는 "세계적인 구단이 되려면 독자적인 이름으로 브랜드화 시켜야 한다"는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또 헐 시티의 홈구장인 KC스타디움은 구단이 소유하고 있는 구장이 아니라 헐 시티가 연고로 하고 있는 헐 시티 카운실 소유의 시설이라는데 주목해야 한다. 경기장 스폰서인 킹스턴 커뮤니케이션스(KC)는 구단에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시에 투자를 한 것이다. KC스타디움은 헐 시티뿐 아니라 럭비팀인 헐FC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에 구단주는 구단이 경기장을 소유할 수 없어 추가 수익 창출의 한 전략으로 구단 이름을 바꾸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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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셈 알람 구단주는 헐 시티의 구단 이름을 변경하려고 했었다)

알랍 구단주는 FA(잉글랜드 축구협회)에 공식적으로 구단 명칭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FA는 "내부 회의를 통해 헐 시티의 구단 명칭 변경안을 반대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구단주는 명칭 변경이 거부될 경우 팀을 매각하겠다 말해 잉글랜드 축구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헐 시티 서포터즈들은 110년 전통의 이름 속에 구단의 역사가 담겨있다며 경기장 안팎에서 강력하게 반발했고 FA 이사회에서까지 최종 거절했다. 결국 철회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상업적인 이익을 앞세워 구단의 전통을 무시하려는 다른 구단들에게 충분한 경고가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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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이름 변경에 반대하는 헐 시티 팬들이 항의하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헐 시티

우여곡절 끝에 헐 시티는 또 다시 2부리그로 강등되었다. 지난 24일 열린 맨유와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해 최종 순위 18위로 EPL잔류에 실패했다. 마지막까지 뉴카슬과 강등 한 자리를 피하기 위해 양 팀은 경기 시작부터 고군분투 했다. 뉴카슬과 헐 시티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0: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팬들은 경기 중에 상대팀을 확인하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잔류하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힘든 쪽은 헐 시티였다. 뉴카슬이 이길 경우 헐 시티가 맨유를 이기더라도 잔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뉴카슬이 골을 기록했고 그때 화면에 비친 양팀의 팬들의 표정은 희비가 엇갈렸다. 뉴카슬이 추가골을 넣었을때 KC스타디움에 있는 헐 시티 팬들은 응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선수들 역시 결과를 알 수 밖에 없었고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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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의 헐 시티 팬인 소년이 팀의 잔류를 응원하고 있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도슨은 "잔류할 수 있는 38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그 중 절반의 경기에서 한 골 조차 넣지 못했다"며 " EPL에서 살아 남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PL로 승격하고 FA컵 준결승까지 차지하면서 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던 헐 시티의 도전은 잠시 멈춰졌다. 하지만 헐 시티가 'Rebuild, Recover, Return'할 것이라 약속한 것처럼 다음 시즌에 헐 시티의 재도전과 재도약을 응원한다.*


글.라시스터즈


필자의 격하게 한마디. "승격의 아이콘이 되어 다음 시즌에 EPL로 돌아오길!"

<격하게 스포츠>는 격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격하게 스포츠를 사랑하고, 격하게 스포츠를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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