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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33) '축구 종가' 자존심 세운 여자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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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403회 작성일 15-06-2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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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종가자존심 세운 여자 대표팀


잉글랜드 21세 이하 남자 축구 대표팀은 UEFA U-21챔피언십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B조 최하위를 기록하고 탈락했다.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 해리 케인과 대니 잉스가 주축이 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U-21대표팀은 결국 실망감만 안겨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망도 잠시, 잉글랜드 국민들의 몸을 들썩이게 만든 희소식이 이어졌다. 바로 2015 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는 여자 대표팀의4강 진출 소식이다. 이번 주는 축구 종가잉글랜드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여자 대표팀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FIFA월드컵 사상 첫 4강 진출 쾌거


잉글랜드 여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628일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2015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 8강 전에서 개최국인 캐나다를 2-1로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11분 조디 테일러의 선제골에 이어 3분 뒤에 터진 루시 브론즈의 추가 골로 2-0으로 앞서가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전반 종료 직전 나온 캐나다의 싱클레어의 만회 골로 한 골을 따라 잡았지만 잉글랜드의 경고한 수비벽을 뚫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잉글랜드는 후반에 수비에 치중하면서 캐나다에 볼 점유율 63 37로 뒤졌지만 유효 슈팅 네 개 중 두 개를 골로 연결하면서 전체적으로 더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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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첫 4강 진출을 이뤄낸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


이로써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은 1991년에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부터 총 6번의 월드컵에서 1991(중국), 1999(미국), 2003(미국)에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1995(스웨덴), 2007년(중국), 2011년(독일) 월드컵에서는 8강에 진출했다. 이전까지 잉글랜드의 최고 성적이던 8강을 뛰어 넘어 이번 캐나다 월드컵에선 4강에 진출에 성공하면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게 되었다. 특히 남자 대표팀이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우승과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4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월드컵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녀들의 첫 4강 진출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잉글랜드 여자 축구의 탄생 그리고 관심과 투자


1920년에 53,000명의 관중이 에버튼의 홈구장이 구디슨 파크로 몰려들었다. 어떤 경기를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축구장을 찾은 것일까? Dick, Kerr & Co.라는 기관차 제조 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축구 팀인 ‘Dick, Kerr Ladies’의 경기를 보기 위한 것 이였다. 하지만 FA(잉글랜드 축구협회)축구는 여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남자 프로 선수들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뛰는 것을 금지했다. 이후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고 1969년에 처음으로 여자 축구 대표팀이 꾸려졌다. 1972년에 UEFA(유럽축구연맹)는 각 국에 여자 축구팀을 만드는 것을 촉구했고 FA는 여자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것을 금지했던 것을 50년만에 철회했다


지금은 어떨까? FA에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여자 축구다. FA 2009년에 선수들이 풀타임으로 훈련하고 경기를 뛸 수 있게 지원했고 모든 선수들이 최소 20,000파운드를 받을 수 있게 했다. 2011년에 처음으로 슈퍼리그가 출범한 후 FA는 프로팀들의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1부리그 팀에게 매년 70,000파운드를 2부리그 팀에게는 매년 35,000파운드의 지원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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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여자 프로 슈퍼리그 홈페이지)


비단 축구 협회만 여자 축구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은 아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70,000명의 관중들이 영국 단일 올림픽 팀과 브라질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고, 지난해 11월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독일과의 경기에는 무려 45,000명의 관중이 들어 선 만큼 잉글랜드 국민들의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잉글랜드 스포츠 협회인 스포츠 잉글랜드(Sport England)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축구, 럭비, 크리켓 다음으로 잉글랜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스포츠가 여자 축구라는 결과가 나왔다. 잉글랜드 전역에 걸쳐 6,600 이상의 클럽이 등록되어 있고 약 25만명이 매달 축구를 하는 것이라는 통계 결과도 덧붙였다. 이처럼 잉글랜드는 여자 프로 축구부터 그라스루츠(Grassroots) 레벨까지 골고루 투자해 관람 스포츠부터 참여 스포츠까지 활성화시키고 있다. 잉글랜드 여자 축구팀의 맺은 4강의 결실에 바탕에는 이러한 투자와 국민들의 관심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들의 성공 스토리 뒷이야기  


하지만 잉글랜드 여자 프로 리그가 탄생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도 여전히 작고 더 많은 투자와 활성화가 필요하다. 남자 축구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 리그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의 연봉, 스폰서, 티켓 판매, 중계료 등으로 얻는 수익이 막대하다. 반면 남자보다 축구 시장이 작은 여자 프로 리그에서 여자 선수들은 수입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지난 6 24일에 텔레그래프에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가 1년에 35,000파운드고 이는 EPL선수들의 주급에 해당하는 금액인 만큼 차이가 크다. 잉글랜드의 대표팀 주장인 스테프 휴튼(맨체스터 시티)은 지난해 수입이 70,000파운드였다. 이는 구단 연봉에 광고와 스폰서 수익을 합친 금액이다.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에 포함된 선수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국 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다고 하더라도 낮은 연봉 탓에 축구를 주업으로 삼지 못하고 다른 일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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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가 아닌 잉글랜드에서 엄마 스토니를 응원하고 있는 쌍둥이)


FA에서 캐나다 월드컵에 참여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최상의 지원을 해주고 있는 상태다. 대회 전 적응 훈련 때부터 5성급 호텔에,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 쉬는 동안 캐나다 여행 지원 등 대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선수들에게는 캐나다로 와서 본인들을 응원해주는 지원군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족들이 캐나다로 올 수 있는 돈이 넉넉하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표팀에는 아이들을 둔 엄마인 선수들이 여럿이 있다. 2000년부터 대표팀에서 뛰며 총 120경기를 뛴 세시 스토니는 쌍둥이를 둔 엄마다. 대회를 앞두고 가족들이 경기장으로 와서 직접 경기를 볼 수 없을 거라는 결정을 내렸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첼시 레이디스 소속의 ‘PFA올해의 선수상’ 2관왕의 주인공인 케이티 챔프만은 세 명의 아들이 있다. 챔프만 역시 토너먼트 기간 중에 아이들을 볼 수 없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챔프만의 가족들은 잉글랜드 대표팀이 4강에 진출에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캐나다로 깜짝 방문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가족들이 캐나다로 와서 남은 경기를 지켜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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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턴을 응원하기 위해 깜짝 방문한 가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일궈낸 4강 신화와 함께 그녀들은 이미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은 오는 7 2일 결승행 티켓을 두고 디펜딩 챔피언이자FIFA랭킹 4위인 일본과 격돌한다. 다른 4강 전 경기는 FIFA랭킹1위와 2위 간의 맞대결인 독일과 미국의 경기다.잉글랜드 남자 대표팀이 우승한 1966년 이후 39년만에 다시 한번 잉글랜드가 결승전에 진출해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라시스터즈



필자의 격하게 한마디 "전 세계의 여자 축구를 응원합니다"

<격하게 스포츠>는 격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격하게 스포츠를 사랑하고, 격하게 스포츠를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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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관심두지 않았지만 이번 여자월드컵 너무 조용히 지나간거 같아요.
이 글을 읽고 한국 여자대표팀이 16강까지 올라갔다는것도 알게됐네요.

라시스터즈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요 - 남자 축구에 비해 여자 축구에 관심이 적지만 우리나라 여자 축구도 16강 진출했으니 앞으로 좀 더 관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잉글랜드도 3위해서 분위기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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