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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영국의 생활 스포츠, 그리고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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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04회 작성일 18-04-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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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곳곳에는 드넓은 공원이 펼쳐져있다. 사실 상당 수의 공원은 특별한 시설이 없는 그저 너른 초원과 잔디밭 그리고 수목과 연못, 작은 오솔길과 벤치가 자리한 동산에 불과하다. 다양한 편의시설과 운동기구들로 채워져있는 한국의 공원들과 비교해볼 때 영국의 공원은 오히려 낡고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너른 초원을 활력있게 만들어 주는 것들이 있다. 많은 공원들은 도시 속의 산책로, 애완동물들의 놀이터이자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의 정원으로 이용된다.


http://btckstorage.blob.core.windows.net/site5935/queen%20jubilee/014.JPG

<사진1> 주말이면 거대한 축구경기장으로 변하는 영국의 공원들



일상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문화

 

아울러 이러한 공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은 주말마다 펼쳐지는 축구 (혹은 럭비나 크리켓) 경기, 그리고 그 경기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을 목격하게 될 때이다. 도시 곳곳에는 테니스, 실내 클라이밍, 배드민턴 등 다양한 실내 스포츠를 위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있는 Avon 강에는 주말마다 요트를 타거나 조정경기를 펼치는 인원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조깅이나 사이클을 즐기는 사람들이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http://www.yachtsandyachting.com/photos/comet/yandy83954.jpg
<사진2영국 강변에서는 조정이나 요트 경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잘 갖추어진 인프라와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든 스포츠 문화 속에서 영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평생을 이어갈 수 있는 취미로서 이를 즐기게 된다. 예컨대 필자가 다니는 수영장은 생존수영을 배우는 어린아이들부터 나이 지긋한 노년의 신사숙녀까지 전 연령의 이용객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영국인들이 스포츠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필자의 개인적 경험을 추가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재작년 영국 대학에 첫 발을 딛었을 때 인상 깊었던 점으로, 학교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스포츠 센터와 각종 스포츠 서클을 자세히 소개하고 이에 대한 참여를 매우 장려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학업 뿐 아니라 운동을 통한 신체단련을 통해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추구하는 학교의 의지와 배려가 엿보였다. 이러한 문화는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한국의 교육과정을 겪은 우리로서는 굉장히 부러운 것이다. 영국인들은 정규 학업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스포츠를 일생의 취미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생활에 녹아든 스포츠, 그리고 이로 인해 영국인들이 얻는 것

 

이러한 스포츠가 영국 사회 전체와 그 문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도 잦다. 워낙 다양한 스포츠 경기가 이루어지다 보니, 필자도 종종 축구경기에 참여하곤 한다. 이러한 축구 경기에는 영국은 물론,  인도와 남미, 중동과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참여하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과 자연스레 친목을 다지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문화적 편견을 극복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공통의 언어로써 스포츠가 가지는 화합의 힘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또 하나 필자에게 인상깊었던 점은 이러한 스포츠를 통해 영국인들이 협동의 방법과 규칙의 준수를  자연스레 체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영국인들은 최선을 다해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결과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경기의 과정과 매너다. 대부분의 게임은 양 쪽 선수들이 서로 인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경기가 끝나면 상태 팀의 노고를 치하하며 서로 격려해 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승자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면서도 패자를 생각하며, 패자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상대의 승리를 축하해준다. 선수들은 경기의 룰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자연스레 그 결과에 승복하는 법을 배운다.

 

http://i.dailymail.co.uk/i/pix/2014/12/24/2440710100000578-2886285-Despite_the_heavy_handedness_of_play_throughout_the_game_the_eve-a-58_1419433585240.jpg

<사진3영국에서 스포츠는 교류와 화합의 장으로서 기능한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필자가 영국 사회에서 스포츠가 이 사회의 풀뿌리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문화적 가치를 배양하는 장으로 기능한다고까지 이야기 한다면 그것은 과연 과한 주장일까. 영국의 오랜 민주적, 법치주의적 전통은 저절로 지켜지고 이어져 온 것이 아닐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영국인들 일상에 자리한 스포츠를 통해 경쟁의 룰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 경쟁의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의 정신이야말로 건강한 영국 사회의 전통을 유지 시켜주는 핵심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것들은 영국의 생활 스포츠를 바라보고 그것이 영국인들에게 주는 혜택에 대한 필자의 단상이다. 이 사회에 녹아있는 스포츠 문화가 부러운 것은 비단 그것이 일상의 단조로움을 날려버리는 여가활동일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영국인들이 얻고 있는 유무형의 혜택이 적지 않다는 점에 있다.



(사진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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