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살인적인 집값 > 칼럼

본문 바로가기

 <  영국이야기  <  칼럼

영국견문 영국의 살인적인 집값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166회 작성일 19-03-05 05:01

본문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세계 주요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지만, 영국 주요 도시들의 주거문제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영국의 주거난

영국은 한국과 다르게 고층 아파트가 거의 없고, 신축 주거단지도 많이 짓지 않기 때문에 주택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은 정말 끔찍한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런던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필자가 살고 있는 남서부 지역도 집값 상승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결국 돈 없는 청년들, 이민자들, 외국인 유학생들은 쉐어를 하거나 땅콩집 같은 스튜디오에서 잠을 청해야한다. 그마저도 낡고 오래된 집들이라 수도나 난방에 문제가 있다거나 특정 회사의 인터넷 선만 연결된다거나 하는 집들도 많다. 한국 같으면 모르는 사람과 집을 공유한다는 일 자체가 낯선 일이겠지만, 어쩌랴,이곳은 세계에서 집값이 제일 비싼 영국인데! 영국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과 10년 사이에 집값이 수배로 뛴 지역도 있다고 한다.


1.jpg
<그림 1> 영국의 집값 상승 추이. 2000년대 이후 평균 집값이3배 이상 상승했다.

 

한국이나 영국이나 새로이 사회로 진출하는 젊은 층은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몰려들 수 밖에 없는데, 지나치게 뛴 집값 속에서 영국의 청년들은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영국의 주요 대도시에서 자기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60% 수준으로 10년 전에 비해 10% 이상 감소한 것이라고 한다. 40%에 달하는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월세를 내고 살고 있으며, 월세 금액이 너무 높다 보니 미래를 위한 자산도 모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주택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대규모 주택건설을 할 수 있는 업체들이 부족하고, 한편으로 높은 빌딩을 건설하는 것에 대한 영국인들의 거부반응 등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 https://www.bristolpost.co.uk/news/bristol-news/campaign-against-building-high-rise-1449168).

결국 차고를 개조해서 집으로 내놓는다거나, 집 안에 가벽을 세워 집을 쪼개 사용하고, 보트에 전기와 가스를 끌어와 집으로 사용하는 일들도 허다하게 발생한다. 월세를 내지 못해 멀쩡한 젊은이들이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꽤 잦은 것 같다.

 

아름다운 스카이라인 뒤의 현실

상황이 이러하니 집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거주의 수단이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도시를 떠날 수 없지만 도시에 살기가 도저히 버거운 젊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생겨난 말일 테다. 도시의 성장이 수십년 전에 완료되고, 사회 계층이 고착화 된지 오래인 영국의 도시들은 월세제도가 일상이며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소득의 30-50%에 수렴하는 월세에 짓눌려 살아갈 수 밖에 없고, 가처분 소득은 굉장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서울의 집값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영국과 비할 바는 아닌 듯 싶다. 또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세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도가 자가 소유로 넘어가는 디딤돌로 충분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다만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의 와중에 전세제도가 유지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도 경제가 저성장으로 접어들면서 점차 월세 중심의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해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래나 저래나 부동산 문제는 해결이 어려울 수 밖에 없어 보인다.



2.jpg

3.jpg
<그림2> 영국과 한국의 도시. 아름다운 영국 도시들의 스카이라인 뒤에는 주택부족과 살인적인 집값이라는 문제가 숨겨져 있다.

 

 

어쨌거나 영국의 주거 문제는 심각하다. 살인적인 주거비 속에서 살아가는 영국인들의 삶의 질이 한국인들보다 크게 나아보이지 않고, 영국인들이 패션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도, 영국인들이 사교육 지출에 쓰는 비용이 한국보다 적은 것도 어쩌면 이 같은 상황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영국도시들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이나 고풍스럽고 전통을 간직한 건물들 뒤에는, 또한 검소해 보이는 영국인들의 옷차림 뒤에는 이러한 집값 상승의 고통이 공존하고 있을지 모른다. 아름다운 현상의 이면에는 전혀 다른 모습의 원인이 존재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

 

 

(사진출처: 구글)

추천2 비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Sponsors
  • -
  • -
  • -
  • -

댓글목록

Total 51건 1 페이지
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1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0 1 06-23
50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1 1 05-14
49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3 3 05-01
48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5 1 04-14
47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2 1 03-18
46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5 1 03-08
45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1 1 02-23
44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2 2 02-18
43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2 1 01-29
42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7 1 12-15
41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5 2 11-17
40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5 3 10-28
39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6 2 09-07
38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9 1 08-14
37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6 1 07-31
36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0 1 06-18
35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7 1 05-12
34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8 1 04-09
33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7 1 03-05
32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8 1 02-26
게시물 검색
내가 쓴 글 보기
영국이야기
공지사항
이런저런이야기
영국일기
자기소개,같이가기
영국사진앨범
영사 사진전 수상작
요리/맛집/여행
영사칼럼
영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