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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르꼬르동블루 유학, 나는 왜 프랑스 아닌 영국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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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중경삼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0.97) 댓글 0건 조회 1,046회 작성일 20-01-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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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우효영의 슬기로운 제빵생활(9)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맞았다. 무엇인가 간절하게 원했던 것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신의 간절한 소망과 필요가 그곳으로 인도한 것이다.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중에서)
 
“우 대리가 빵을 배운다고?”
 
오랜 기간 고민했던 퇴사를 결정하고 말씀드렸을 때 상사의 당황해하던 반응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백화점 MD로 5년 차, 대리 승진을 하고 회사 경력의 열정과 애정이 넘쳤던 시점이었습니다. 어렵게 취직한 회사였고, 승진과 인정을 받으니 커리어 우먼으로서 자존감은 높아졌지만 내가 원했던 삶의 방향과 목표로 나아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반대로 들기 시작했습니다. 열정의 온도가 차츰 내려가고, 방향감각이 상실되니 자아의 고민은 깊어졌고, 그 고민의 끝에 나는 지금 행복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는 결심이 생겼습니다.
 

파티시에로 인생의 2막을 시작

맛있게 구워진 빵과 디저트 뒤에는 셰프들의 노력과 정성이 담겨있다. [사진 Pixabay]

맛있게 구워진 빵과 디저트 뒤에는 셰프들의 노력과 정성이 담겨있다. [사진 Pixabay]

 
파티시에(Patissier)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경쟁적일 수밖에 없는 대기업 제도와 상하 수직적 조직 구조에서 엉뚱하면서 새로운 일을 벌이기 좋아하고 남들에게 싫은 소리 잘 못 하며 퍼주기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쉬웠습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자각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뜯어고치고 싶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성격을 반대로 잘 활용해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요리와 베이킹은 같은 맥락에서 이타적인 직업입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불을 쓰며 손을 데거나 칼에 베이면서도 열심히 만든 음식이나 디저트가 먹는 사람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그 순간에 큰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특히 디저트가 사람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좋았습니다. 우울할 때 진한 초콜릿 무스 케이크 하나를 먹으며 없던 힘이 솟아나는 느낌, 생일이나 졸업 등 축하하는 자리에 늘 함께 하는 케이크, 바쁜 시간 틈에 맛있는 빵 한 입 베어 물고 하루를 버텨내게 만드는 힘, 내가 만든 무언가가 타인에게 기쁨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그 속성이 정말 좋았습니다.
 

런던으로 떠나다 

르꼬르동블루 런던에서의 첫 수업. [사진 밀로베이킹스튜디오 인스타그램]

르꼬르동블루 런던에서의 첫 수업. [사진 밀로베이킹스튜디오 인스타그램]

 
퇴직금을 탈탈 털어 르꼬르동블루(Lecordonbleu) 런던에 등록금으로 냈습니다. 보통 디저트 하면 프랑스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르꼬르동블루 학교 역시 120년 전통의 프랑스 요리학교입니다. 프랑스가 아닌 영국을 선택한 이유는 언어가 가장 컸습니다. 불어를 새롭게 시작하자니 시간이 부족했고, 대학 시절 교환학생의 경험 덕분에 영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해 셰프와 직접 소통하며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사랑스러운 줄리아 차일드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 [사진 영화 '줄리&줄리아' 스틸]

사랑스러운 줄리아 차일드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 [사진 영화 '줄리&줄리아' 스틸]

 
영화 ‘줄리 & 줄리아’를 본 후에 그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르꼬르동블루 출신 중 가장 유명한 셰프 중의 한 명이며 열정적으로 요리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았던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 1912~2004)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미국인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프렌치 요리를 배워 미국의 가정식 스타일로 재해석해 풀어내는 그녀만의 요리 스타일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늦은 나이(그녀는 37세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에도 도전하는 그녀의 결단력, 8년간 우여곡절을 겪고 프렌치 요리책 집필을 해내는 모습 등 여러 가지 고충과 핸디캡을 딛고 셰프가 되어가는 따뜻한 과정을 보며 그녀를 롤 모델로 삼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물론 메릴 스트립의 뛰어난 연기도 한몫했을 듯합니다)
 

영국의 음식, 그리고 디저트·카페 문화

런던의 멋진 카페와 빵, 디저트들. [사진 밀로베이킹스튜디오 인스타그램]

런던의 멋진 카페와 빵, 디저트들. [사진 밀로베이킹스튜디오 인스타그램]

 
흔히들 ‘영국에서 피쉬앤 칩스(Fish and chips) 말고 먹을 게 뭐가 있어?’라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프랑스와 비교해보면 사실 영국의 음식이나 디저트 문화는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며 미식 문화를 발전시켰다면, 영국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문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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