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408] 영국 조정 라이벌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경기를 ‘The Boat Race’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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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STX배 코리아 오픈 레가타 노비스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옥스퍼드대학 조정팀.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20070833001785e8e9410871751248331.jpg&nmt=19)
2011년 STX배 코리아 오픈 레가타 노비스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옥스퍼드대학 조정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에서 열리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조정 경기를 영어로 ‘The Boat Race’라고 말한다. 번역하면 그냥 ‘배 경기’라는 뜻이다. 세계적으로도 ‘The Boat Race’라고 말하면 두 대학간의 조정 라이벌 전으로 통한다. 이 말이 생긴 것은 두 대학간의 조정 경기는 조정 경기의 역사와 통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열리는 각종 세계적인 대회는 역사적 중요성 때문에 정관사 ‘The’를 붙인다. 골프 메이저 대회인 ‘The Open’, 윔블던으로 불리는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The Open’ 등은 모두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대회이다. ‘The’를 대회 이름으로 사용함으로써 가장 오래된 대회임을 나타낸다. 양 대학 조정 라이벌 경기는 정관사 ‘The’에 보트 경기를 뜻하는 ‘Boat Race’를 사용해 최고의 대회가 되게 됐다. (본 코너 1405회 ‘조정에서 ‘배’를 왜 ‘보트’라고 말할까‘ 참조)

조정의 발상지는 영국이다. 조정운 17세기 중엽 템스강을 중심으로 육상교통 수단보다 편리한 보트가 보급됐다. 1715년 최초의 조정경기인 ‘프로페션널스컬’ 경기가 열린 기록이 있으며 영국에는 이튼학교가 조정팀 창단의 효시가 되었다. 또한 대학스포츠 라이벌전으로 명성 높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최초 레이스는 약 2만명 관중이 모인 가운데 1829년 열렸다.
‘조정(漕艇)’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배로 실어나를 조(漕)’와 ‘거룻배 정(艇)’이 합성된 말로 보트를 젖거나 조정 경기를 의미하는 일명 ‘화제한자어(和製漢字語)’이다. 조정은 영어 ‘Rowing’를 번역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선 메이지 유신(1868년)을 전후해 영국으로부터 조정 경기를 수입한 일본의 영향으로 일제강점기 때부터 조정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본 코너 1401회 ‘왜 ‘조정(漕艇)’이라 말할까‘ 참조)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사이의 세계 최초의 대학교 정기전인 ‘Varsity Match’는 1827년부터 크리켓 종목을 시작으로 매년 시작됐다. 이후 조정(1829년), 럭비(1872년), 농구(1921년) 대항전이 창설됐다. 템스강에서 열리는 조정 경기는 올림픽 선수들도 많이 참가한다.
1829년 3월 찰스 메리베일이란 케임브리지 학생이 옥스퍼드를 다니던 친구 찰스 워즈워스에 조정 경기를 제안한 것이 레이스의 시작이 됐다. 이후 세계 대전 때를 제외하곤 매년 두 학교는 실력을 겨뤘다. 케임브리지의 상징색은 옅은 푸른색, 옥스퍼드는 진한 파란색이라 '블루스(Blues)'의 대결로도 불린다. 두 대학을 의미하는 용어로는 ‘옥스브리지’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이 단어는 윌리엄 새커리의 1850년작 소설 ‘펜데니스’에서 주인공이 ‘옥스브리지 대’의 보니페스 칼리지를 다녔다는 내용에서 나온다. 현재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은 1929년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이라는 수필에서 ‘옥스브리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부터다.
옥스퍼드와 캐임브리지 라이벌전은 세계 대학 라이벌 및 대학교 정기전의 시초가 됐다. 미국 하버드 대와 예일대간 라이벌전, 일본 와세대 대와 게이오 대 라이벌전, 한국 연세대와 고려대 라이벌 전 등에 영향을 미쳤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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