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英 토트넘 구장에선 바람과 태양으로 빚는 수제 맥주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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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서 가장 친환경적인 구단' 매년 선정
영국 '레고(REGO)' 인증받은 전기 100% 사용
향토 맥주 브랜드 '비버타운' 입점…친환경 양조
식당에선 탄소발자국 줄인 메뉴 선보여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영국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 남쪽 게이트로 들어서니 식음료를 판매하는 '마켓 플레이스'가 길게 펼쳐졌다. 유럽 축구 구단 중 가장 큰 한꺼번에 1만7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곳의 진짜 자랑거리는 따로 있다. 관람객들은 탄소발자국을 줄인 음식을 먹으며 기후 변화 대응에 동참할 수 있다. 이날 찾은 서울버디(Seoul Birdie) 매장에서는 메뉴 옆에 'A'라는 표시가 붙은 '버섯 패드가 들어간 햄버거', '매운 터키식 케밥', '가지&버섯카츠덮밥' 등의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안 그린 서울버디 주방장은 "푸드스텝(Foodsteps)이라는 외부 평가 기관을 통해 탄소발자국을 인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음식 포장재 역시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썩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졌다.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이런 방식으로 스포츠포지티브 서밋이 매년 선정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구단으로 꾸준히 선정됐다. BBC와 유엔(UN)이 후원하는 단체인 스포츠포지티브는 스포츠를 통해 기후 행동, 지속가능성, 생물다양성, 환경 정의를 촉진하는 단체로 매년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기본협약(UNFCCC),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스포츠 포지티브 서밋을 개최한다.
클레어 풀(Clair Poole) 스포츠포지티브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토트넘 구단뿐 아니라 영국의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들도 많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스포츠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생태 다양성, 지역 사회와의 공존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4월 문을 연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은 건축할 때부터 지속가능경영을 염두에 두었다. 기존 홈구장이었던 화이트 하트 레인(White Hart Lane)의 기자재를 기반을 다지는 데 그대로 활용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스타디움에서 사용하는 전기가 100% 재생에너지로부터 나온다는 점이다. 마커스 패리(Marcus Parry) 토트넘 홋스퍼 지속가능 담당 부장은 "전력 중개 사업자를 통해 녹색 인증을 받은 전기를 구매하고 있다"며 "향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영국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레고(REGO·Renewable Energy Guarantees of Origin)' 인증을 받은 전기를 100% 사용하고 있다. REGO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생산했다는 증명하는 인증서로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와 유사하다. REGO 인증도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인정받는다.
토트넘 홋스퍼 마켓 플레이스에는 토트넘 현지 맥주 브랜드인 비버타운의 양조장도 들어서 있다. 구단 내 양조장을 설치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한다. 비버타운에서는 일주일에 3번에 걸쳐 7만6000파인트(Pint·1파인트는 약 568㎖)의 맥주를 생산한다.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8만파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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