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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정담 영국과 중국의 이야기, 그리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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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897회 작성일 16-08-1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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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 영국에서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열기가 뜨겁다. 더욱이 Team GB (영국언론에서는 자국 대표팀을 이렇게 부른다)이 예년에 비해 올해 유난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브렉시트 이후 다소 침체되어 있는 영국인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고 있는 분위기다. 급기야 어제(일요일)는 하루에만 체조 등의 종목에서 금메달 5개를 따면서 오늘(16) 아침 영국 언론은 “Super Sunday” “Golden Sunday”를 외치며, 한껏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더욱이 오늘도 금메달을 더 따면서, 영국은 중국을 제치고미국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미국은 그렇다 치고, 중국에도 밀렸던 영국이 오랜만에 중국을 제친 것이다. 영국은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도 미국, 중국에 이어 3위에 그쳤다.

현재 영국은 중국을 제치고” 2

그런데 영국이 중국을 제치고라는 영국 언론의 표현이 왠지 남다른 느낌으로 읽혔다. 아마도 브렉시트를 전후해서 영국과 중국간의 미묘하면서도 한층 가까워진 관계가 이방인인 필자의 시선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시진핑 주석의 영국 방문은 이곳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10년 만에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는 사실과 함께, 방문기간 동안 시진핑 주석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극진한 접대를 받았고, 영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등 최고의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록 1997년에 돌려 받았지만 백 여 년간 자국의 영토를 영국에게 내어 주어야 했던 중국으로서는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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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지난해 10월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최근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수행단이 무례했다고 비난하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 그대로 공개되기도 했는데, 외국 사절단에 대해 여왕이 흉을 보는 모양새가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중국 방문단이 얼마나 의기양양하게 영국에서 행동하고 다녔을까 상상이 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또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었겠지만 한가지 매우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영국의 대 중국 정책의 변화이다. 유럽연합의 회원국으로서 다소 제약을 받아 온 중국과의 거래를 유럽연합을 탈퇴함으로써 더 확대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브렉시트 찬성측의 내면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키로 결정한 지금 영국 경제의 나침반은 중국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다.

영국에 몰리는 중국 자본

물론 영국에 중국 자본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또한 중국 자본이 영국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가디언지 최근호는 영국 내 중국 투자현황에 대한 특집기사를 보도했는데, 중국은 지난 수 년간 독일과 프랑스, 이태리에 투자한 금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을 영국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간 영국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 중국 자본이라는 지적도 있었고, 최근 수년간 중국 투자자들은 런던의 주요 부동산부터 기업, 심지어 프리미어리그 축구 클럽까지 모든 분야에서 약 38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했다고 가디언지는 보도했다.

예를 들어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Bright Foods가 지난 2012 7 2,000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영국 최대 식품제조사 Weetabix의 주식 60%를 인수하였고, 지난 2014년에는 중국 자본인 Hony Capital이 영국의 외식 체인업체인 Pizza Express 9억 파운드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영국의 주요 도매회사들 상당수가 중국인 소유가 되었으며, 런던시내 대표적인 장난감 매장인Hamleys 역시 지난해 1억 파운드에 중국 기업에 팔렸다. 또한 최근에는 프리미어리그의 아스톤 빌라가 중국 자본에 매각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영국의 히드로 공항의 지주회사인 히드로 홀딩스의 지분 10%를 중국의 투자회사가 45,000 파운드에 인수한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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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올해 중국 기업에게 인수된 프리미어리그 클럽 아스톤 빌라

이와 함께 최근에는 영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중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울고 웃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가령 지난주 IMF가 중국 기업들의 부채 증가의 문제점을 경고하고 나서자, 달러 대비 파운드화의 가치가 다시 1.3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영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중국의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민을 위하는 정책 결정이 중요

이렇듯 영국은 당대 최고의 경제 파트너로 떠오른 중국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 중국 정책의 변화는 영국으로서는 미국에 대한 견제적 효과도 함께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외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영국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확대가 약간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상당한 실익을 취할 수 있고,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영국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관계에 있어서 국가간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경제정책이나 외교정책을 수행하는 당사자들에게는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더욱이 자국의 처지가 다소 불리한 상황에서 주권 국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자국의 실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외교 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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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우리나라도 중국과 미국 틈바구니에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사드 배치

이 점에 있어 사실은 영국보다도 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나라가 더 걱정이다. 더욱이 최근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미국의 눈치도 보고 중국의 눈치도 봐야 하는 우리나라의 처지는 다소 떨어져 바라보는 필자에게도 매우 안타까운 형편이다. 하지만 더 안쓰러운 건 그런 와중에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들이다. 과연 우리 정부가, 우리의 지도층들이 외교정책을 펼치면서 진정으로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영국 여왕이 자존심이 좀 상했을 지 몰라도 중국 지도부를 극진히 환대했던 것처럼, 브렉시트라는 특별한 경제 불안 상황에서 중국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애쓰는 영국의 지도층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부와 지도층은 과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국민들을 위한다며 전기세 얼마 깍아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도 돌아 보았으면 좋겠다.

(사진 출처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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