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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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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회 작성일 19-08-0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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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살다 보면 노인인구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원에서부터 마트, 시내 어디를 나가도 어르신들을 자주 본다. 한국 역시 고령사회로 진입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해간다고는 하지만 일찍이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를 경험한 영국이 아직까지는 한국에 비해 노인인구 비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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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인인구 비율은 머지않아 영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양국 노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영국 어르신들의 삶이 더욱 여유롭고 다채롭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노인들은 개를 끌고 공원을 산책하고 사이클을 하면서 언덕을 넘나들고 수영과 운동, 취미생활을 즐기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반면 한국의 어르신들은 퇴직 이후 자식의 부양이 끊긴다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기 십상이고 사회적 활동도 뜸해진다.

생각해보면 젊은 한국인들이 몰려드는 유럽 곳곳의 휴양지나 관광지를 찾는 유럽인들은 젊은 청년들이 아니라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층이 많은 것도 같다.

 

이는 단순히 소득이나 의료 문제 만은 아닌 것 같다. 한국의 1인당 소득 역시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적지 않은 수준에 이르렀고, 평균 수명으로 따지자면 평균적인 한국인이 영국인보다 오래 산다.

 

노년의 삶을 보면 그 사회가 보인다

한국의 자살률이 선진국가들 가운데 부동의 1,2위를 다툰다고 하지만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70세 이상 노인층 자살이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청년층의 자살률은 OECD 평균 수준이거나 오히려 그보다 낮다.

경제적 양극화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의 경우 소득이 가장 낮은 1,2분위의 다수를 점하는 것은 노년층이다.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끈 주역이면서도 80년대 후반 이후 정비되기 시작한 연금제도의 보장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세대이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가족구조의 변화 속에서 홀로 노년의 삶을 이어가게 된 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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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령대별 자살률(위)과 연령대별 소득분위(아래). 
50대 이후, 특히 70대 이상의 자살률이 폭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의 대다수는 65세 이상 인구다. 
한국에서 자살 및 양극화 문제의 핵심은 결국 노인문제다.

 


문제는 가족구조 변화와 사회적 신뢰의 부재

영국 역시 홀로 사는 노인들의 증가가 사회적문제이다. 영국의 1인가구는 1971년에 3백만이던 것이 2005년에는 7백만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오는 2021년에는 9백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가운데 절대 다수가 홀로 사는 노인인구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은 산업화와 고령화 및 인구구조의 변화를 비교적 일찍 경험했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하여 1인가구의 증가 자체가 다소 완만한 편이다. 또한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세계에서 가장 앞서 도입된 영국의 복지 서비스는 노인들이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는데 최소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나홀로 살아가는 인구의 행복감, 자존감 및 웰빙수준이 평균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 영국에서 부러운 점 가운데 하나는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선뜻 말을 걸고 소통을 나누는 여유로움이다. 반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공동체주의적인 사회임에도 자신이 속한 가족-또래-지역 공동체 이외의 낯선 이들에게는 불신을 보이는 저신뢰사회 가운데 하나다.

 

영국에는 고독사라는 말 자체가 없다

한국의 노령층이 가족과의 연결고리에서부터 분리되는 순간 대부분의 노인들은 사회적 네트네트워크부터 단절되며 주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노인은 자연스레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혹은 배제되는 것이다.

 

영국의 공원을 거닐며 노후를 즐기는 노인들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의 노년층들이야말로 가장 편안한 노후를 보낼 자격이 있는 세대다. 그러나 영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한 한국사회는 가족형태와 사회문화에 있어서도 엄청나게 빠른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 와중에 노령층은 오히려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가족 형태의 변화, 노령층의 빈곤과 사회적 배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보다 빨리 나서야 한다. 영국을 보면 분명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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