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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기생충과 제국으로서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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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5회 작성일 20-02-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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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4관왕이라는 대업을 달성하는 덕에 나도 몇몇 지인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다양한 분야에서 조금씩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삼성이 한국브랜드라거나 한국이 중국어나 일본어와는 다른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알려줘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제국이 되어버린 한국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주변국의 팽창에 많은 침략을 당해왔다. 제국의 확장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생충의 세계시장 정복은 한국이 바로 그 제국으로 올라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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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문화 수출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아닐까



사실 역사상 많은 제국들은 우연의 결과로 제국이 되었다. 제국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제국으로 올라섰다기 보다 우연의 결과로 떠밀려 제국이 된  경우가 많다.

 

로마인들이 시칠리아 섬을 두고 카르타고와 수 차례에 걸친 포에니 전쟁을 치룰 때, 그 전쟁의 결과가 이후 수백년에 걸친 팍스로마나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스가 페르시아를 물리쳤을 때, 칭기스칸이 숙적 자무카를 물리치고 서쪽으로 눈을 돌렸을 때 역시 마찬가지다. 가까이는 미국이 먼로주의를 폐기하고 1차대전에 참전할 때도, 그러한 행동의 결과가 제국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사실 당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역사의 물줄기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많은 학자들은 점차 고도화되는 기계문명의 발달로 인해 농촌은 붕괴되고 기계로 인해 일자리가 전부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역사의 결과는 정반대였다. 산업혁명과 기계문명의 발전은 인류에게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 (혹은 일거리)를 안겨주었다!

 

우리는 잘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사실 한국이 제국으로서 위상을 누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일자리와 새로운 문화를 찾아 한국에 방문, 정착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제 단순히 괜찮은 핸드폰이나 자동차를 팔던 나라를 넘어 문화를 수출하고 문화의 플랫폼까지 전파하는 나라로 올라서고 있다. (예컨대 한국의 음악과 방송제작 플랫폼은 이미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웹툰 만화 플랫폼은 작년 미국으로 수출되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작은 나라고 역사적으로 해외로 진출하기 보다는 내향적인 성향을 많이 띠었다. 그래서 아직까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 다양성에 대한 열린 태도보다는 경계심이 많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자국 시장이 작고, 동아시아 한켠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단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해 한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동인이 되고 있다는 점 역시 사실이다. (내수가 크고 풍족한 일본이 여러 가지 이점에도 불구하고 내향적인 국가로 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상황과는 정반대다!)

 

우리 나라 시장이 작고, 그 안에서 재생산이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이 세계로 나가야 하는 것이고, 그러는 와중에 사람들의 마인드도 자연스레 외향성을 띨 수 밖에 없다. 세계로 향해야 하는 한국은 더 보편적인 주제를 한국적 오브제에 맞추어 만들어내고 있으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그 결과인 것이다.

 

영국은 어떻게 제국이 되었나


영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이 되는 과정도 비슷했다. 유럽 끝에 위치하면서 양이나 키우던 촌동네 영국은 부유했던 프랑스나 내륙에 갇혀있던 오스트리아와는 달리 세계로 뻗어나가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영국인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뻗어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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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털이나 팔던 유럽의 변방 영국은 시야를 해외로 돌릴 수 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세계를 경영하는 제국이 되었다.


더해서 한국은 제 3세계와 선진국을 연결하고, 서구와 동아시아를 연결하며, 모던과 포스트모던을 연결짓는 교량으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다. 한국의 문화는 이미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영미와 유럽권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봉준호 감독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이제 좋든 싫든 한국이라는 나라가 우리의 오브제를 수출하는 제국으로 떠밀려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닫힌 민족주의, 인종주의, 열등감이나 닫힌 사고를 뛰어넘어 열린 사고와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야 말로 이러한 제국의 필수덕목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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