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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7주 간의 봉쇄조치 속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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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3회 작성일 20-06-1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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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프리미어 리그가 재개되었다! 지친 격리의 와중에 다시 일상이 재개되는 신호이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 23일 이후로 봉쇄(lockdown)조치가 내려진 이래 3개월 여, 영국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동안 식료품과 생필품 가게 이외의 모든 상점은 문을 닫고, 학교와 일부 관공서도 문을 닫았다. 쓰레기 분리수거 횟수도 줄어들고 일상적인 산책에도 제약이 있었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여전히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수주동안 거의 집에 틀어박혀 생활하다시피 하면서, 영국의 짧은 여름과 찬란한 여름 햇살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지금부터 이야기는 봉쇄된 도시에서 생활해야 했던 지난 7주간의 영국의 모습이다.

 

 

잠수함 속의 토끼 - 마스크를 착용한 아시아 학생들

 

중국 우한에서 퍼진 바이러스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를 넘어 이탈리아에 상륙했을 당시에도 영국인의 펍과 공원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현지 뉴스를 접하는 중국과 한국 학생들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존슨 총리는 집단 면역(Herd Immunity)을 통해 사태를 극복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던 무렵이었다. 한국과 중국 학생들은 위기를 감지하는 잠수함 속의 토끼처럼 안일해 보이던 영국 사회 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이 무렵 아시아인들에 대한 차별이 미디어 속에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한국과 중국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영국인들이 한심하다는 푸념도 함께 이어지고 있었다.

전례없는 전염병 앞에서 잘못된 정보와 관습의 차이는 다른 집단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이어진 것이다.

상황은 연일 자신감을 보이던 존슨 총리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생사의 고비를 넘길 무렵부터 반전되기 시작했다.

 

 

불편함이 당연시 된 일상

 

필자의 입장에서 일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수업도, 교수님과의 면담도 온라인으로 이어질 것이며 오프라인 강의가 재개될 시한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도서관도 문을 닫아서 논문 작성에 필요한 책도 구할 수 없게 되었다.

 

일부 학생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구입했고, 그 무렵부터 사재기(panic buying)가 시작되었다. 어쩐 일인지 이 나라 사람들의 사재기 품목은 화장지였는데, SNS에는 화장지를 나눠 달라는 친구들의 글도 종종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었고 평소 같으면 사람들로 넘쳐날 공원과 거리가 한산해졌다.

펍도 헬스장도 다 운영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집 밖에서는 할 일이 없어져버렸다! 졸지에 귀양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상점과 관공서가 문을 닫아서 실생활에 여러모로 불편한 점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 역시 문제였다. 예를 들어 집에 인터넷 연결이 끊겨 수리 기사를 부르고 싶어도 콜센터가 문을 닫고 온라인 신청이 밀려서 며칠씩 걸린 일도 있다.

필자의 지인은 휴학 후 영국에 돌아올 무렵 서울의 영국비자센터가 무기한 문을 닫아 비자 신청을 할 수 없게 된 일도 있었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평상시 생활로 돌아갈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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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미터씩 떨어져 줄을 서시오! 

 



Keep Calm, Just Stay at Home

 

지난 6주 동안 영국의 날씨는 드라마틱 하게 좋아졌다. 한편으로 세계의 부호들이 일부러 찾아온다는 영국의 여름이 절정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으니 귀양살이와 같은 봉쇄조치는 더욱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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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봉쇄 조치가 시작되고 나서야 영국의 날씨는 더 찬란하게 빛나는지..


그럼에도 영국에 살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바뀐 삶의 태도 가운데 하나는,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매일 밤 10시만 되면 창가 테라스로 나와 노래를 부르며 서로를 응원해주는 영국인들의 긍정적 태도는 격리 조치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친구 및 가족과의 모임은 화상으로 대체되었고 문을 닫은 펍에서의 만남 역시 온라인 화상 어플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매주 갖던 칠레 친구들과의 풋살 경기도 실내 탁구로 대체되었다. 격리의 와중에 요리 실력도 꽤나 향상된 것 같기도 하다.

 

영국인들은 장기간의 격리조치 속에서 머리를 짜내며 다양한 실내활동을 이어가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인들은 당장에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보다는 묵묵히 평소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영국인들을 보면 정말 이 나라가 유럽에서 바이러스 확진자 1위를 기록한 나라인지, 수만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간 사회인지 의아할 정도다.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 속에서 존슨 총리의 지지율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바로 이것이 영국의 힘이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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