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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의 英우체국, 체코 억만장자의 손으로[조은아의 유로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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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중경삼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79.106) 댓글 0건 조회 439회 작성일 24-06-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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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상징인 로열메일의 빨간 우체통. 런던=AP 뉴시스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우체국 ‘로열메일’이 체코 억만장자의 손에 넘어간다는 소식에 영국이 발칵 뒤집힌 분위기다. 영국 곳곳에 170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빨간색 우체통이 영국의 상징으로 꼽히듯 로열메일은 영국의 정체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성이 강해 공기업으로 운영되던 우편서비스가 민간으로, 그것도 외국인 소유로 넘어간다는 소식에 영국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생겨나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신기술로 날개를 단 물류서비스가 진가를 내고 있는 요즘 영국의 로열메일은 왜 외국인 주인에게까지 팔리며 고전하고 있는 것일까.

● ‘출혈 경쟁’에 1조 원 넘는 손실
 

영국 런던의 한 사무소 앞에 주차된 로열메일 운송 차량들. 런던=AP 뉴시스


영국 더타임스는 29일(현지 시간) 로열메일의 모회사 국제소포네트워크 GSL이 로열메일을 체코의 억만장자 다니엘 크레틴스키에게 파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크레틴스키는 로열메일을 주당 약 370파운드(약 64만 원), 총 35억7000만 파운드(약 6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크레틴스키는 자신의 투자사 EP그룹을 통해 주당 320파운드에 매입하기로 1차 제안을 했다가 최근 입찰가를 370파운드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로열메일의 지주회사인 IDS주가는 321.25파운드(약 56만 원)로 약 50파운드(약 9만 원)의 프리미엄이 책정됐다.

크레틴스키는 에너지 분야에 주로 투자하다 분야를 넓히며 유럽 전역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영국에선 대표적인 식료품점 세인즈베리와 프리미어 리그 축구 클럽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유나이티드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1516년 헨리 8세가 설립한 로열메일은 근대 우편제도의 효시로 꼽힌다. 1840년 빅토리아 여왕의 초상이 그려진 세계 최초의 우표를 발행한 바 있다. 정부 산하기관으로 운영되던 로열메일은 경영이 어려워지며 2013년 민영화됐다.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우정사업을 민영화해 높은 수익을 거둔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민영화도 효과를 못 내고 오히려 경영이 악화되자 다시 공공의 손으로 넘어갔다.

● 수술통보 우편 ‘배송사고’까지
 

로열메일의 빨간 우체통에 우편을 넣는 시민. 로열메일 인스타그램 캡처
로열메일의 빨간 우체통에 우편을 넣는 시민. 로열메일 인스타그램 캡처


현재 공기업으로 운영되는 로열메일이 다시 민간에 팔리게 된 이유는 경영 악화 때문이다. 로열메일의 지주회사 IDS는 2023년 회계연도에 6억7600만 파운드(약 1조 원)의 손실을 냈다. 그 원인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편지 발송이 감소해 수요가 줄었다. 여기에 로열메일은 온라인 쇼핑몰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출혈 경쟁’이 심한 소포 시장에 주력했다가 더 타격을 입었다.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통신노조 조합원들은 작년에 몇 달 간의 파업 이후 새로운 임금협상을 하기로 투표를 했다”며 “이 때 노조원들은 경영진이 우편 서비스보다 소포 서비스를 우선시한다고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난맥이 얽히며 서비스는 현저히 악화됐다. 로열메일은 영업일 기준으로 1일 내에 1급 우편물의 93%를 배달한다는 품질 목표를 뒀지만, 실제론 1급 우편물의 73.7%만 해당 기간에 배송했다. 배송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탓에 당국으로부터 벌금을 여러 차례 부과 받았다.

로열메일에 치명적인 과오는 아픈 어린 아이의 가정에 병원의 검진 일정 통지서를 제때 배송하지 못한 사례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로열메일을 통해 자스민 몰튼 씨 가정에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검진 일정을 통보하는 우편을 보냈다. 하지만 이 편지가 제때 가정에 전달되지 못하는 바람에 아이들은 지난해 12월 말 진행했어야 할 수술을 놓쳐 버렸다.

● 총선 앞두고 정치권 개입할 듯

로열메일이 실제 크레틴스키의 손으로 넘어가기까진 난항이 예상된다. 로열메일이 유서 깊은 영국의 기업인만큼 정치권이 인수를 막도록 개입할 의지를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거래는 영국에서 총선발표가 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졌다”며 “7월 4일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 유력한 야당 노동당은 이 거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소속인 조너선 닐 레이놀즈 영국 산업 및 무역부 차관보는 “로열메일은 우리 사회와 인프라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영국의 상징적 기관”이라며 “노동당은 로열메일의 부인할 수 없는 정체성과 공공성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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