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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정리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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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스윗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80.65) 댓글 10건 조회 4,152회 작성일 11-06-25 05:57

본문

저는 이제 6년 영국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학생입니다.

처음에 와서 무작정 일부터 구하고
학교를 병행하다 보니
마냥 서럽고 힘든시간이 많았던거 같네요.

영어가 잘 안되니 한국식당에서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시급 받으면서도
한화로 계산하면 큰돈이라 생각하고
힘들어도 열심히 일하고...

또 시간이 지나다 보니
기본적인 영어를 하게 되면서
좋은 곳으로 옮겨 용돈벌이도 하고
공부하는 재미도 많이 느끼고 그랬네요..

어쩌다 하루씩 직원들 모임 있는날
같이 놀다가 집에 늦게 들어갈때면
부모님은 힘들게 학비보내 주시는데
난 이게 뭐하는가 싶어...
놀고도 마음편하지 않고...

과제때문에 일주일씩 잠 설치면서
제출하고 나면 어찌나 또 뿌듯하던지...

6년 영국생활동안
비싼 방값과 생활비
매년 오르는 교통비 때문에
일도 그만두지 못하고
공부도 못따라 갈때면
답답하고 그랬던 적도 많았네요.

방학때마다 여행다니는 친구들도
부러워 하고...

1년에 한번씩 한국에 갈때면
처음 2~3주 동안은 마냥 좋다가도
한달쯤 되면
덥고. 만원버스에서 낑기는 날이면
영국은 이렇지 않은데
이런생각 하면서 다시돌아 오곤했습니다.

4년 쯤 지나니까
이곳이 너무 매력있어 지더라구요.
답답할때면 한번쯤 저녁에 나가
워터루 브릿지에 가서 바람도 쏘이고
날이 좋을땐 공원에 누워서 책도 보고

힘들고 울고 불고 한날이 엄청 많았는데
막상 돌아보니..그냥 웃음만 나오네요...
별것도 아닌데....
그만큼 제가 강해졌단 뜻이겠죠...

성격급하고. 기다리는것 못하고
느린것 싫어하는 제가
여유라는 것을 배워가네요

물론 한국에 가면 다시 급해지겠지만...

영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때
학교가는 길에 기차를 잡아주던
영국 아주머니가 생각 나네요...
열심히 뛰어가고 있는데 기차는 이미 와있고
문닫히기 직전에 계단을 뛰고 있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분이 안타고
문에 서 계셨는데...
그냥 감동받았어요 어린마음에....
한시간에 두대만 오는 역이라..난감했는데..
너무 감사했고...
저도 언젠가 다른분이 뛰어올때
똑같이 몇번 잡아드렸어요 ^^

처음에 와서 자주 이용한 채리티샵이 있어요
처음와서 1파운드가 꼭 만원같을때......
윔블던역 근처인데
새옷도 있었고
제가 필요한 물건들 1파운드 2파운드에 팔던...
짐 정리하면서
여태 한 3보따리 갖다준거 같은데
쓰지않은 새것들 다 주고 가려구요.
제가 어려울때 많이 가던곳이라...

제가 어려울때 자주이용했던 곳...
혹은 정말 힘들때 도움주셨던 분들...
지나고 나서 보니까
많이 생각나고 그러네요..

성적표를 받고..
아 이제 떠나도 되겠구나 생각하고.
많이 들떠 있었는데.
차곡차곡 하나씩 생각하니까
정이 너무 많이 들었네요...

제가 가진 물건들 원래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주고 가려고 하다가..
비행기 편도가 700파운드에 달하는 바람에
푼돈이라도 모을려고
조금씩 팔기 시작했는데.
3일 만에 다 판거 같아요...

해외나가서 한국사람 조심하란 말있죠.
네.. 저도 여러번 당했어요.

물론 한국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살다보면 이런사람 저런 사람 만나듯이
그냥 나쁜사람 만난거에요.

제가 귀국 정리 물건 팔면서 느낀건..
정말 좋으신 분들 많다는거...
그리고 꼭 하나씩 팔면서 이것저것 챙겨 드렸어요. 그냥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으니까요....
이불사신 분한테 다리미 하고 익스텐션
그냥 드렸는데..
받으시는 분이
이거 정말 주시는 거에요..
하시는데...뿌듯하더라구요...

제가 쓰던 전화기를 팔기로 했는데
일하던 회사에서 새 전화기를 받았어요.
신모델은 아니지만 어쨌든 기스도 없고
박스도 있고해서.
전화 사려는 분께 제가 새전화기 있는데
검정색인데 이거 괜찮으시면 이걸로 드릴께요
했더니... 그분 말씀이...
아가씨 손해 안보는 쪽으로 하세요...
근데 참...그말이 너무 감사했어요...

짐은 그냥 다 나눠드리고 가고싶었는데..

갈때가 되서 그런가 눈물도 많아지고.
그냥 하나하나 내려놓다 보니
많이 서운하네요...

이제는 가끔 친구들이
영국에 대해 비난 하거나 하면
욱하네요 ㅋ

지금 이곳에서 이글을 읽고있는 여러분
가족도 친구도 보고싶고
너무 힘들고 외롭고
집에 가고 싶은 친구들도 있겠네요...

나만 이렇게 힘들다...라는 생각 버려보세요...
잘 견디고. 영국생활 즐기다 보면
저처럼 아쉬워 하면서 떠나는 날이 곧 오겠죠.

힘내시길 바랄께요..
전 먼저 한국에 돌아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목표 꼭 이루시고 돌아오세요.....

응원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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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휴하우스런던민박님의 댓글

no_profile 휴하우스런던민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1.♡.171.152) 작성일

  진짜 고진감래라고, 노력하시고 땀흘리신만큼 보람찬 유학생활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 가셔서도 화이팅 이에요^^

멍청이님의 댓글

no_profile 멍청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1.232) 작성일

  만감이 교차하실듯 합니다. 어려웠던일 서러웠던일 다 잊으시고 쾌활한 마음으로 떠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귀국하시면 영국이 그리워지실겁니다. 귀국하신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하지요....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jin님의 댓글

no_profile jin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78.♡.155.197) 작성일

  긴 시간 이곳에서 계셨네요..전 이제 2달 넘어 3달째 되가는데..저도 귀국할때쯤엔 이런 마음 가질수 있을까요..지금 조금 힘들고 외로운게 큰데..유학생활이라는게 다 그렇겠지만요..글 읽어보니 진짜 열심히 계셨던듯
그 시원섭섭한 마음 조금이나마 알거 같네요~
힘들고 어려웠던거 다 추억이 될테니..한국 가셔도 건강하시구요~

nana님의 댓글

no_profile nana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43.192) 작성일

  나만 너무 힘든것 같아서 정말...너무 힘들었는데...ㅠㅠ 돌아갈때가되면 이 모든 시간들이 그립고 아련하게 느껴지겠죠...응원해줘서 고마워요! 진짜 위로가 되네요 건강하시고 님 하시는 일도 잘 되길 바랍니다! ^_^

스윗홈님의 댓글

no_profile 스윗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77.♡.80.65) 작성일

 
jin님과 nana 님 보니까. 저 처음 왔을때랑 많이 닮았네요...두분도 집에 가실때가 되면,
지금 이렇게 힘들게 울고 보낸 시간이.. 그냥 내가 많이 여렸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웃게 될 시간이 분명히 와요. 그만큼 강해질거에요....
조금만 기운내시고 힘내세요...남은 에너지 다 드리고 갑니다...화이팅!!

JinEl님의 댓글

no_profile JinEl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01.♡.185.54) 작성일

  아 저는 영국을 아직 가지도 않았는데 왜 이글을 볼때 눈물이 글썽하는지 ㅜ_ㅡ 지금 한국에 계시겠지만 한국에서 생활 잘 하시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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