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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정답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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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간통조림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806회 작성일 10-10-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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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채바람처럼 살랑살랑거리고 콧구멍을 2센티미터 정도 벌렁거리게 만드는 바베큐 냄새가 풍기는,


그렇다 꼭 놀고싶어질 때가 되면 시험기간이 되어버렸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된다.




평소에는 콧방귀 뀌며 자주 눈길도 안 줬던 TV 쟈식은 시험기간만 골라 재미있는 프로그램만 내보낸다.


더 기가막히고 코가 막히고 변기까지 막히는 사실은 그 전엔 관심도 없던 게임에 (것도내모바일안에있는카드게임)


중독이 돼가지고, 손목 근육들이 무슨 한의원의 대빵 바늘 400개에 꽂힌 것처럼 찌릇할 때까지 모바일 버튼을 누른다.





갈등.



내 왼쪽 편에는 하얀 옷 입은 천사가 미쳤지, 하고 책을 읽던지 핸드아웃을 읽어, 막 부추기는데,


오른 편에서는 검은 옷 입은 악마가 한 판만 더 이기고 읽어라,


막상 한 판을 이기면 또 악마가 씨익 웃으며 한국 사람은 삼 세 번이라고, 두 판만 더 이겨라..


세 판을 다 이기면, 이참에 아주 날밤을 까버려라, 한다.




그래서 어제 공부도 살짝 하다가 게임도 좀 하다가 음악도 좀 듣다가 잠을 못 잤다.


그 상태로 화장도 안 하고, 눈알이 시뻘겋게 무슨 위드 좀 펴서 하이인 애같이 학교에 도착했다.


또 게을러서 9시 30분 시작인 시험을 9시 20분에 도착, 시험 좌석 확인하고 요이 땅- 시작할 때부터 나는


게임 때문에 저린 손목으로 열심히 (졸라) 적었다.


옆에는 Luke라는 놈이 (평소에 수업 자주 빠지는, 배 나오고 볼살 엄청 빨간 남자애, 항상 쓰레빠를 질질 끌고다님)


공부 분명 안 하는거 아는데, 이 자식이 막 엄청 열심히 적는 게 눈에 밟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시뻘건 눈을 부릅뜨고 따발총처럼 열심히 적어댔다...


말 안되는 Theory도 만들었다. 막 우겨댔다. 우기는 데 니가 어쩔 건데,ㅡ 이런 식.


에쎄이는 이게 좋은 것 같다. 정답이 없잖아, 좀 말 되면 점수 좀 주지 그래? 나 그래도 책 좀 읽었거든, 하고..




아 잠을 안 잤더니 내가 지금 뭘 쓰고 있는지 요약이 안 된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벌써 남자친구랑 사귄 지가 8개월이나 되는 날이다.


한국말을 좀 가르쳐 줬더니 자꾸 남들 앞에서 한국말을 써서 쪽팔리게 만든다..


버스 안에서 동양여자들만 타면 자꾸 한국말하려고 (자랑 좀 하고 싶은가 보지) 속된 말로 좀 지랄을 한다.


'차기야~ 차기야~" (자기야, 자기야)


'파보~ 파보' (바보, 바보)


"시뤄~ 시뤄~" (싫어 싫어)


"몽충이" (멍청이)


"사랑酪~" (사랑해)



발음이 좀 많이 웃긴데 요새는 나아진 편.. 나름대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가 혼자 구글을 해서 한국말을 독학하려고도 시도했지만 지금은 내가 시간날 때마다 가르치고 있다.


근데 제일 이해를 못 하는 게, "아니야,"랑 "싫어"다.


내가 그토록 아니야는 내가 사실이 아닌 걸 말했을 때 (부정할 때) 네가 말할 수 있음. "아니야!"라고.


싫어는 내가 남친의 의사를 물었을 때, (뭐 먹을래? ) "싫어"


근데 자꾸 이 녀석이 헷갈려한다... 더 쉽게 설명해줄 수 있으신 분은 메일이나 리플을.. ^^;;



숫자도 1부터 100까지 새고,


신체부위도 알려줬더니 어느 날은,


내 앞에서 또 자랑을 하려고 막 손짓으로 신체부위를 가르키며 크게 소리치기 시작하는데


눈을 가르키면서 "눈!"


코를 가르키면서 "입!" 이런다.


배꼽에 낀 묵은 때가 빠질 때까지 웃었다.




근데 이 남자친구가 내가 여름 방학이라 한국에 간다니까 자기도 비행기표를 사서 놀러오겠다고 한다.


그래서 오고 싶으면 오랬더니 너무너무 신나한다.


그런데 어디를 데려가야할 지 모르겠다. 아마,


서울 (뭐 경복궁 동대문 요런 거? 강남? 용산 전자기기?), 에버랜드,


시간 나면 속리산이나 아무 산에 등산할까도 생각 중..


(혹시 또 좋은 생각 있으신 분은 리플을 .. ^^;;)




아무튼 오늘 정답도 없는 정답을 찾으려고 좀 고생했더니 주절거리는가 싶다.


잠을 제대로 안 자면 꼭 술이 취한 것처럼 온몸이 쭈욱 문어처럼 늘어지다가 1초 만에 바닥에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


흐음.


자야지. 히히히.


6월5일이 마지막 시험이고 6월11일 비행기니까 한국 갈 날도 머지 않았다.


한 편으로는 돌아가고 싶고, 한 편으로는 그냥 여기서 띵강띵강 놀고 싶다.


모르겠다, 내 속마음 정답 아는 사람?




나도너가그리워
남자친구한테 역사적인거 보여주고 싶으시면 경주 불국사를 데려가세요. 현대적인거 보여주고 싶으시면 역시 서울이나 부산?
나도너가그리워
글 읽으니까 은근히 웃기네요 왠지 잘쓰시는 것같기도 하구~ 부럽당~
Lena82
전주와요. 내가 가이드 해줄테니.ㅎ
시간통조림
거기 멀지 않나요-_-;;.. 히히
속상한 늘보
허거덩.. 저도 영국애 한국어 가르쳐주면서 싫어/아니야 그리고 좋아/맞아 설명하느라 고생했는데.. 꼭 아빠영어발음 고쳐주려는거와 비슷하게 갑갑해요-.-;; 서울오시면 음.. 명동 (주위에있는 신세계본점/롯데명품관도..) 인사동 청계천 광화문사거리쪽 (시청도함께~) 덕수궁, 경복궁, 코엑스, 서울어린이대공원 (ㅋㅋㅋㅋㅋ) 롯대월드 한강시민공원등등.. 용산 전자제품파는 가계들.. 전자제품 별로 싸지도 않을 뿐더러 거의다 망해가고 있어요ㅜ 산에가실꺼면 아차산 검단산 (너무 어려운가?).. 그리고 찻집은 북한산옆에 좋은거 많아요 ㅎㅎ~ (저의 답변은 무슨 투어가이드 수준ㅡㅡ)
시간통조림
전 요새 승질나서 남친이 한국말하면 야 한국말하지마.. 이래요.. 아아 한국에서 어딜 가야할지~
봄날의 곰
안동 어때요? ㅎㅎ
시간통조림
안동불닭?
Jenniferstory-.
쇄골 이쁜 언니야 그분 포장마차 꼭 델꾸가요~ㅋ
시간통조림
으하하하하 포장마차 생각을 못 했네요 ,, 썅유~
몽블랑
일단 인천공항을 히드로랑 비교하면서 보여주세요. 제 영국친구는 인천공항보고나선 완전 뻑이 갔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캐리비안베이, 그리곤 요런저런 궁, 그담에 가평쯤의 숲가마 찜질방 나와서 잣막걸리에 닭매운탕, 하늘공원과 월드컵경기장, 남산 야경과 미사리 카페촌 남대문... 이쯤? 아! 북악스카이웨이 함 돌아보시고 곰의집가셔서 쌈밥드셔도 좋겠네요. 일산 자동차극장도 좋은 추억이 될수있죠^^ 현대적인 메가박스나 테크노타워인가 강변에있는 씨지뷔도 좋죠.청담동 재즈바 그리고 홍대 클럽, 동댐 새벽시장 그리고 닭한마리, 청담대교아래 돗자리집, 무교동 낙지집 헥헥! 적다보니 다 제가 가고싶어 그리워 하던데군요 ㅠ.ㅠ;
시간통조림
근데 문제는 우리집이 서울이 아니라는거..히히히히 외박도 안 되고~ 뭐 집 근처 (청주)에서나 왔다갔다 하다가 서울은 당일치기로 가야할 것 같아요~ 에에 암튼 감사 히히. 그리고 자동차극장 이런 거 못해요. 전 운전면허도 없고 차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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