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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험담]도착. 정체, 그리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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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시아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4,433회 작성일 10-10-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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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


필리핀을 거쳐서 영국으로 발을 디뎠다. 예정은 1년.


처음에? 뭔가 열심히 하는 척했지만 점점 나태해지더니.....


한 달 반 후, 플랫을 구해서 뛰쳐나왔다.



이유. 자유롭게 살고 싶어. 홈스테이 비싸.



그리고..


직빵으로 우울증이 걸려버렸다.


아니 우울증이 맞는 걸까? 그냥 귀차니즘의 강림을 우울증으로 돌려버리는 것이 아니었을까?



처음에는 한국이 너무 그립다가도 나중에는 그냥 밍밍했다.


어느 감정도 나에게는 진짜가 아닌것 같았다.



그 비싼 학비를 준 랭귀지 스쿨도 제대로 나가지 않으면서


말 그대로 집 안에서 아무 것도 안했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하루종일 컴터만 하면서 마치 짐승 같은 생활.


소셜 액티비티가 활성화 되어있는 우리 학교였으나 처음에는 나중에 가도 된다고 생각하며 안 갔고


이후에는 사람만나기도 싫고 해서 안 갔다.



심지어 내 생일날도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누워지냈다. 한국인이 그렇게 많은데도 전화한통 안 오는데 별로 서글프지도 않다.


나중에 얼굴 마주친 사람들이 묻는다. 왜? 난 핑계댄다. 아팠어.



음. 솔직히 이런 생활이 길진 않았다. 한 달 정도? (충분히 길어-┏)


한 달 정도, 일주일에 한 두 번 꼴로 학교나가는 짓을 반복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휴가가 오고, 난 유럽으로 떠났다.


집에 있어봤자 뻔하다. 컴터랑 놀겠지.


그리고 보름간, 무려 여섯나라를 도는(열 세 도시) 기염을 통했다.


여행을 빙자한 극기 훈련.


영국이 사무치게 그립더라....



나, 이렇게 바쁘게 생활할 수 있는데 왜 영국에서는?


돌아가면 정말 열심히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돌아왔다.


날마다 짐을 풀고 싸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루 10시간 이상 안 걸어도 되고 침대에 눕고 싶을 때 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미치도록 행복했다.


더구나 밥 먹고 싶으면 고추장에 밥 비벼 먹을 수 있다-┏



잠이 줄었다.


인터넷에 죽치고 있는 시간이 줄었다.


아직 공부 시간은 안 늘었다-_-


허나 학교는 빠지지 않는다. (얼마 안되긴 했어도)



누워서 뒹굴거리느니 차라리 뭔갈 사 먹으로 밖으로 나가고


쇼핑을 하러 돌아다닌다.


공부하기 싫으면 차라리 한글로 글을 쓴다.


....애초에 그 전에 하기 싫어서 안 한 잡일이 가득 쌓여있기도 했지만;;



앞으로 두 번 이상의 이사와, 비자 연장과, 학교 선택과, 도시의 옮김과, 세 번 정도의 여행이 남아있다.


....물론 계획상으로.


애초에 여행따위 절대 좋아하지 않는 나다.


허나 여행을 떠났다가 오면 경험과 느낌과 그리고 '무언가'를 가득 안고 돌아와서


그것이 나를 성장시키기 때문에 난 스스로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떠난다.


비록 여행비로 인하여 일주일에 4파운드 이내로 살아야 하는-┏ 때도 있지만,


테스코를 애용하면서 뭐 살만하다. 후회는 없다.



이사를 생각하다가, 내 몸무게에 3배 이상 불어난 짐을 보면서 한숨을 쉬다가도,


그러면서도


기쁘다.



나, 움직이고 있구나, 어쨌거나.




그러니까 남은 건 공부하는거다. -┏


....그리고 다이어트도orz


초코렛과 세인즈베리의 '아메리칸 스타일 쿠키'를 끊어야 한다-_-




가끔, 생각한다.


단발보다 조금 길었던 머리가 이미 어깨 밑까지 내려갔는데


눈썹 위에 있던 앞머리가 귀 밑까지 내려갔는데


난 이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 라고.



머리 길이에 부끄럽지 않은 생활을 쌓기로, 새해에는 마음먹었다.




덧.


한국시간으로 오늘 동생놈 생일이다.


새벽부터 엠에센 접속하길래 말해줬다. "10대의 마지막 생일을 축하한다-┏"


녀석이 말한다. "-_-;; 어쨌건. 선물은?"


"네가 내 생일 때 부쳤다면 한 번 고려해보겠다만...."


"난 마음을 부쳤잖아. 그러니까 누난 물질을 부쳐야 벨렌스가 맞는..."


"닥쳐랏."



필리핀 생활까지 합하면, 내가 돌아갈 때는 1년 4개월을 떨어져 지낸 사람들. 가족들.


그리고 정말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은 우리집 강아지.


갑자기 '간식 잘 주던 누나가 사라졌다' 정도로 인식할, 그리고 산책시켜줄 사람 없어서 4살의 청춘을 집에서만 ?고 있을....그 녀석이 어찌나 보고 싶은지. 처음 한동안은 나를 기다리며 내 의자에서 잔다는 말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어쨌건, 돌아가면 모든 건 변해있을거고 나 또한 변해있을거다.


그러니까, 좋은 방향으로.


지금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Be Positive~!!!
귀차니즘...지름신 보다 어쩔땐 사람을 더 허무하게 만들어여..~더 후회하게 만들구..!!! 새해도 밝았으니..이거라두 핑계삼아 다시 한번 홧팅 홧팅 하세요.!!!! 그리고 어느 정도의 소셜은 필요하구 밥먹었어 공부좀해라고 말하는 친구 하나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거 같아요.^^: 그럼 굿럭.
beyonce
한달간의 휴식이라 생각하시고 이제분터는 비싼 랭귀지 코스 빠짐없이 듣기를 추천합니다.^^ 갔다 오면 못해본거, 더 바쁘게 살지 못했던 거 하루하루가 그리움과 아쉬움이 되기도 해요.. 저도 그렇구요.. 지금은 회사에 다녀서 그리워만 하고 있지만..어째튼 화이팅이요
darb
충격이네요, 내가 쓴글인줄 알았어요- 학교도 안가고 아무것도 안하면서 인터넷 중독되서 한번은 컴터 쑤셔박아 놨다가 하루만에 손떨며서 꺼냈음 ㅠ_ㅠ 저도 연수로 왔다가 공부가 더 하고 싶어서 지금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고민은 아직 지지부진이고 (빨리 결정해야되는데) 암튼 저랑 비슷한 것이 뜨끔깜짝했어요 저한테도 ,님께도 행운을-
memorylife
동감...and 감동,,,,,
몽블랑
난 돈아까와서 한번도 안빠졌는데 몸이 아프거나 전날 숙제하다 늦게 잠들어 무쟈게 졸려도 하루에 십만원이 넘는걸 생각하면 죽어도 가서 죽어야겠다는 ㅡ.ㅡ; 심지어 수업시간 누가 떠들면(특히 폴과 제이나 커플) 한마디로 하죠. 너 내가 하루에 얼마나 내고 이수업을 듣는지 아냐? 제발 조용좀 하자. 난 네 수다에 그돈을 내진 않았거든. 암튼 이제라도 그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셔 처음 영국올때 가진 마음을 이루시길 빕니다. 화이팅!
누리☆누리
이글 쓰신분은 나이가..어케되세요^^? 저기 전 홈스테이는 비싸서 차라리 돈모아서 작은 집하나 구할거거든요.. 예산이 얼마나 들었는지..궁금!!ㅋ\\
타시아
힘내야지요...이거 써놓고 또 게으름 뭉게뭉게 피어오르려 하고 있음. ;ㅁ; 몽블랑님의 명언을 가슴 깊숙히...'죽어도 학교에서!!' 모두에게 행운을. 답변들 정말 감사해요. -전 이쪽나이로 22살입니다. 그리고 지금 런던이 아니라서(oxford) 보통기준예산과는 좀 다를듯 해요^^; 홈스테이가 비싸다는말에는 진한 공감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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