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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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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간통조림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3,107회 작성일 10-10-0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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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플랏메이트가 'Hey hun, its snowin' 라는 소리침과 동시에








나는 지구온난화현상 때문에, 마치 'the day after tomorrow'에서 본 것처럼


일본에서는 사람 머리통만한 우박이 내리고,


늑대들은 미친 듯 울다가 동물원에서 시뻘건 눈으로 도망을 치고,


기온이 점점점점점점점점 마이너스 마이너스 또 마이너스로 떨어져서,


런던에까지 눈이 오는 줄 알았다.








평소에도 일찍 일어나는 법은 없지만, (망할 야행성인간이란 말이다 나는 왜왜왜,)


이번 학기에는 3일 다 9시 수업만 걸렸다는 거,


침대에서 일어날까 말까, 일어날까, 말까, 일어나, 말아, 말까?


하다가 침대 옆에 있는 탁상시계를 한 삼백 번쯤 째려보고,


결국 일어나서 창문 쪽으로 좀비처럼 으그적거리고 걸어가,


플랏메이트가 말한 '눈'을 보기 위해 노란 커튼을 휘ㅡ익 걷으니까,


정말 눈이 오고 있었다.











하아, 미쳤네.


나는 겨울에 태어난 (이거 기억 좀 해주삼ㅋ1월21일,) 물병자리인데, 이상하게 겨울은 싫고,


그렇다고 여름이 엄청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봄도 그다지, 그렇다고 가을도..흐음.


아니 생각해보면 딱히 어느 계절이 최고다, 하는 건 없지만 어렸을 적 생각을 할 때면,


항상 봄 날에 교회 다녀오는 기억이나, 산에서 산딸기 따먹고, 언니랑 고사리 뜯으러다니는,


그런 자잘한 기억들이 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봄'이 아닐까 나의 최고의 계절이란.











그런데 왜 내 최고의 계절인 '봄'이,


아직도 안 온 것인지, 벌써 3월 22일 아니 23일이다.


요즘도 나는 히터 3단으로 틀어놓고 보통 잘 때는 2단 틀어놓고 잔다.


자기 전엔 침대에 혼자 누워 있으면 발가락들이 시렵다고 고함을 지르고 난리도 아니다.


그래서 발가락을 종아리에다도 좀 놔두고 그러는데, 종아리가 심장마비가 걸리겠다고 막 항의한다.


그런데,











왜 느닷없이 눈이 내리는 건가, 난 봄이 얼른 와서


비눗방울이 한없이 떨어지는 저 강 건너 꽃밭에서,


머리에 개나리 꽃가지 하나 꼽고 광년이처럼 놀고 싶은데..


지금도 발꼬락이 시려워 죽겠다 아주.


겨울 코트 입기도 지쳤다, 이건 뭐 두껍고 무겁고, 답답하다.








(아 근데 눈올라고 내 허리가 그렇게 아팠었구나 ㅋㅋㅋㅋㅋㅋ 아 그렇군 ㅋㅋ)











그래도, 내 플랏메이트가 나랑 마음이 진짜 잘 맞아서 (그 인도계집애 이사간 지 좀 됐음 낄낄)


게다가ㅡ 새로 생긴 남자친구랑 손도 잡고 막 그러니까,


아잉 아잉.


(또 혼자 비눗방울 막 떨어지는 상상하고 있음)


한 4월 초까지만 참아주고, 또 눈 오면 ...











-_ -;; 뭐 눈싸움도 할 수 있게 바닥에 좀 쌓여라..


오늘 안 쌓이고 금방금방 녹았음.. 흐음.. 싱겁게시리.


아 아아아,


오랜만에 쓰는 영국일기인데 날씨 불평만 했네...








벌써 1시 11분이다.


얼른 봄아 와라 얼른 !! 캬아악


엔샤
잘때 양말 신고 주무세요.. 슬리핑 삭스 신음 좋은데..따땃하고~~~~ 한국에서 한켤레에 2천원..ㅋㅋ
헝크
아뉘! 제 여친이랑 똑같은 행동을... 한밤중에 자다말고(아마도 보일러가 자동으로 꺼지는 그시점이 아닐까 싶어요) 발가락이 얼었다고 내 종아리에 갖다대는 그녀ㅡ.ㅡ; 차갑지?차갑지? 연신 속삭이지만 저. 그냥 쌩까고 잡니다. 실은 절라 차가워서 깜딱 놀랐지만 그녀의 이런 불시의 공격에 조금이라도 반응할라치면 그녀는 잼있어하며 좀더 강한 연속기가 들어오거든요ㅡ.ㅡ; 꾹 참고 조용히 한마디만 하죠.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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