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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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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n84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3,341회 작성일 10-10-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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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간을 기다렸다...





결국 그애는 오지 않았다.











금요일날 자기 day off라며 만나자고 해놓고.


5시에 oxford street에서 보자고 해놓고..





5시,


전화했더니 뭐 어디 가야되고 뭐 해야되고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6시에 보잰다.


'그래, 그래'





6시,


몇번만에 받더니 방금 저녁먹었다구 금방 간단다.





7시.


8시..





전화도 안받는다


아니, 이제 자동응답기로 넘어간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덜덜떨면서 난 9시까지 바보처럼 기다렸다.


가게들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고, 날은 어두워지고, 춥고 졸립고.





무슨일이 있는건지 걱정도 되고, 날 이렇게 기다리게 만든 그애가 밉기도 하고..


혼자 마냥 좋아서 바보마냥 기다린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난 혼자 화도내고 별생각을 다했다.


그리곤 집에 와선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일어났을땐 오후3시였다.


참 시체처럼 잤다.





아무래도 찾아나서야 할것만 같은 생각에 집을 나섰다.


전화는 폼인가보다. 또 안받는다.





아, 일하나보구나.





버스를 타고 그애가 일하는 caffe nero로 가면서 또 많은 생각을 했다.


모라고 물어볼까.


얜 모라고 변명을 할까.


별일 아닌것 처럼 얘기하면 정말 화낼테다..


얘 없으면 어떡하지??


...





거의 뛰다시피해서 도착한 caffe nero.





그앤 너무 바빴다.


창가 한켠 자리에 앉아서 언제쯤 말할 틈이 생기려나 바라보고 있는데





정말 너무 바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문하려고 줄을 섰고


그앤 정신없이 주문받고 커피만들고..


자꾸 들어오는 사람들이 너무 미웠다.





한 20분쯤 기다렸을까.


컵이랑 쓰레기를 치우려고 겨우 바에서 나온 그애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할말이 없단다. 미안하단다.





오는동안 속으로 생각했던 많은 말들. 따질것들.


이상하게도 난 단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몇시에 끝나?'


'10시 반'





정신없는 그애를 뒤로하고 나와서


난 마냥 걸었다.





왜 아무말도 못했지?





아마도 그애 손가락 때문이었을꺼다.


데었는지 베었는지 손가락에 붕대까지 감고 숨쉴틈도 없이 일하는 그애에게


왠지모르게 내가 미안해져버렸다.





9시가 다되어갈 무렵 다시 caffe nero로 향했다.


가게는 많이 한가해져 있었다.


그애가 백만불짜리 미소를 날리며, 볼에 뽀뽀까지 해주며 미안하단다.


그애가 만든 커피를 마시며 창가에 앉아서 공부하는 시늉도 좀 내보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10시.


가게 문닫는다고 사람들 다 보냈다.





이제 얼굴좀 볼수있으려나 했더니


거의 40분을 그애는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쓰레기 치우고


또 정신없이 보냈다.





그애가 청소하는 내내 난 멍하니 턱을 괴고 앉아서 바라만 봤다.





'학교엔 별일없니?'


'선생님한테 안부전해줘'


'지난주엔 뭐했어?'





어색한 분위기에 그앤 자꾸 이것저것 묻는다.





'없어'


'응'


'암것도 안했어'





왜 그애가 뭘 물으면 난 꼭 단답형이 되는지.


나 말 많은데...





11시가 다 되어서야 그애랑 또한명의 알바랑 가게 문을 닫고 나섰다.





내가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내일 아침 8시에 가게 오픈해야 한다면서 너 어디로 가냐고 묻는


그애가 넘 차갑게 느껴졌다.





매정한녀석.





day off가 별로 없다보니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잡아놔서


자기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며,


정말 미안하고,


오늘 와줘서 고맙다고.


다음 약속은 너가 잡으라고..


그렇게 날 지하철역 근처에 데려다 주곤 자긴 버스타고 간다며 인사하곤 갔다.





버스타고 와놓고 왜 그애가 물었을때 지하철 탄다고 대답했는지


참 어이가 없었지만 간만에 지하철타고 집에 왔다.








나한테 눈꼽만큼도 관심없는거 잘 안다.


그치만 보고싶은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걸 어떡하란 말이야...





차라리 날보고 웃지를 말지........





바보.








npng
마음이 아프네요 글쓰신분 여자분이신가요?? 다음부턴 기다리지 마세요..거절도 하세요 그리고 기다리게 만드세요 정말 나쁜 넘이네ㅠㅠ
jen84
그러게요^^; 내가 바보인거죠 모..
*미야*
ㅡ.ㅜ 에그 진짜 기다리지 마세요... 완전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정말... 근데 알죠... 그다리면 안된다는거 튕길줄도 알아야 되는거 거절도 해야 한다는거... 머리론 다 아는데.. 좋아하게되면 마음이 그렇게 안되죠... 이휴... 힘내세요
jen84
고마워요ㅠㅠ 정말 머리와 마음이 따로 노는걸 어떡해야할지...
LANCE
나중에 그렇게 해줄것을...하고 후회하는거 보다는 본인이 바보스러워도 해보고 싶었던 모든것을 해봐도 괜찮아요.난 후회없이 하자고 다짐했고 그래서 후회할것은 없어요..맘 아픈거야 헤어지면 누구나 그렇지만, 후회하지 않을만큼 좋아한거 다 해본걸로 만족합니다. 여자던 남자던..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힘든거지만, 맘을 더 준걸 후회는 안해요. 남 신경쓰지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만큼 해주세요. 밀고 땡기기를 잘하고 있는 상대라면..그만큼 그 사람을 사랑안한다는 거겠죠. 다 베풀고 싶은 사랑..언제 또 해보겠어요.기다리고 싶은 사람이 옆에 있을때가 그래도 좋은거죠 뭐...부러우이..흑..
jen84
혼자 누군가를 좋아하는거 정말 너무 힘든거 같아요, 항상 아쉬운건 나고 보고싶은것도 나고.. 흑..
봄날의 곰
아 정말 맘이 아파요.. 이젠 우리 기다리지 말아요 ㅠㅠ
jen84
그럴수...있을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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