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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시간이 약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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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슬픈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20.163) 댓글 8건 조회 7,768회 작성일 14-06-0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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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6/1) 오전에 런던에 도착해서 이제 이틀째네요.
한국에서 검색을 통해 생각보다 쉽겠거니 하고 왔는데.. 외워온대로 안 되니까 당황하게 되네요 ㅋㅋ

그래도 첫 날은 담배 5보루를 무사히 들고 들어온데다, 무작정 나가서 홈스테이에서 학원까지 왔다갔다를 해 봤는데..
저기서 타면 되겠지 찍은 게 얼추 맞아서 뿌듯하더군요.
콜라도 사먹고, 치킨버거세트도 사먹고, 오이스터카드 사고, 20파운드 탑업하고, 캔커피 먹고 싶어서 너댓군데 슈퍼마켓을 들러봤는데 영국에는 캔커피를 구하기 힘든가봐요. 결국 못 사 먹었네요.
그리고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한국으로 카톡 음성통화를 시도했는데, 음질이 꽤 훌륭하더군요.

하지만, 오늘은 학원 첫날... 완전 depress 되었어요.
유학원에서 레벨테스트에서 중급(intermediate)을 받아야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며칠 벼락치기 한 후 중급을 받고 들어왔는데 말이죠.
와... 다들 말 잘하고 잘 듣는 것 같아요. 저는 하나도 안 들리고 말도 안 나오고요.
말을 못하니 다들 피하고 ㅠㅠ 아무래도 저는 2~3단계 아래인 basic이나 essential 수준인 듯하네요.
저 빼고 학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있어서 커피 한잔 뽑아들고 주위를 어슬렁거리기만 했죠.
그래서 담배만 뻑뻑 피다가 맘을 가라앉히고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게 폰이나 살리자 싶어 돌아다녔는데 결국 실패했어요.
인터넷 검색 해 보니 3나 02 같은 대리점(?)가서 심카드 달라하면 준다고 그거 끼우고 탑업해서 쓰면된다길래, 중고나라 같은데서 유심을 사서 가라는 사람들의 충고를 무시했었죠.
어제 오늘 초행길을 헤매면서 들른 모든 대리점에서 뱅크카드를 달라 해서... 없다.. 난 선불 형태로(pay as you go) 쓰려고 한다 했더니.. 갑자기 자기들은 유심을 갖고 있지 않다, 재고가 없다며 옆 가게 가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네요.
결국은 심카드를 못 구하고, 방금 giffgaff 홈페이지에 홈스테이로 보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당장은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구글맵 길찾기를 한 후 그 결과를 캡쳐해서 사진으로 보면서 길을 찾고 있어요 ㅎ
하는 수 없이 폰 개통될 때까지는 학원과 홈스테이만 왔다갔다해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은 basic account를 개설하려고 학원 리셉션에 문의했더니, 당신은 홈스테이를 4주밖에 신청안했기 때문에.. 장기간 머물 숙소 주소를 마련해야 한다며 홈스테이를 장기간으로 연장하든지, 살집을 구하든지 해서 확실한 주소를 가져오라고 하는군요. 자기들이 bank letter를 써 줄 순 있지만 은행에서 거부한다면서...

GP 등록 역시도 현재 홈스테이에서 가장 가까운 곳도 꽤 거리가 있고..
이것 역시 주소지가 필요한데..
일단은 홀딩했습니다.
현재 등교하는데 정거장이 31개이고, 구글맵에서는 30분 걸린다는데 1시간 걸려서 조만간 1존에 가까운 곳으로 방을 구해서 자취를 하는 게 급선무일 것 같아요.

암튼 오늘 계획한 일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영어에 더럭 겁을 먹고 완전 디프레스 되어서 버스타고 돌아오는데..
그래도 영국 온 기분이나 내자고 2층 버스 제일 앞 칸에 앉았죠.
두 정거장 정도 갔을까 어떤 할머니가 한분 제 옆에 앉아서 저를 힐끔힐끔 보더니 너 완전 피곤해보인다라고 말을 걸더라고요.
일흔 아홉살의 이태리 할머니였어요.
솔직히 5%도 못 알아들었는데, yes, okay를 추임새처럼 구사하면서 웃고 윙크도 하고 알아듣는 척 했어요.
20분 넘게 대화한 것 같은데.. 할머니가 저한테 매우 젠틀하고 영어도 잘한다고 하시더군요.
네... 제가 뭔소린지 못 알아들어도 말없이 고개 끄떡이며 듣는 건 완전 프로거든요.

그래도 그 할머니 덕분에 기분이 꽤 좋아졌어요.
제 나이가 40이라니까 할머니가 뻥치지 말라고 20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거든요.
물론 제가 할머니한테 먼저 70 정도로 보인다고 말하긴 했지만요. 할머니 실제 나이는 79.

암튼 홈스테이 돌아와서 방금 giffgaff 심카드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학생오이스터카드도 신청했네요.
아무 수확도 없을 뻔 했는데, 이게 다 용기를 주신 이태리 할머니 덕분이죠(할머니 감사합니다).

할머니가 영어 이거 쉽지 않다, 어렵다... 책보는 것보다 말하는 거, 대화하는 거.. only speaking.. 이게 현명한거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까처럼 옆에 사람이 앉으면 가만있지 말고 무조건 말을 걸라면서..

돌아와서 홈스테이 마더에게 말했어요.
맞는 표현인지 틀린 표현인지는 모르겠고요.
I think other people speak English very well. So I am depressed and I have a headache.
그러니까 같은 얘길 하시더군요. Don't worry. 9개월(제가 영국에 있는 기간)이면 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나 영어 잘 못한다고 네가 도와달라고 계속 말을 걸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친구들을 만들고 계속 만나고 대화하면 된다면서..

정말 될까요? 시간이 약일까요?
학교 때 배운 영어로 reading, writing은 어케 중급까지 간당간당하게 될 것 같은데..
hearing, speaking은 정말 I am a boy 수준인데 말이죠.

되겠죠? 시간이 약이겠죠?
그렇다고 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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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양딩동님의 댓글

no_profile 양딩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6.♡.172.91) 작성일

저도 어제 입국해서 오늘 처음 학교 다녀왔어요 ㅎㅎㅎ
저도 완전 못알아듣고 힘든데 그래도 오늘 타이완 걸에게 번호도 따이고(?) 내일 같이 저녁먹기로 했네요
홈스테이가족들이랑도 최대한 말하려하니까 제가 문장 끝낼때까지 기다려주고 이해해주고 쉬운단어로 말해주고 (그래도 반이상은 한귀로 흘려버린느듯 ㅠㅠ)
전 아마 님보다 반도 더 낮을꺼고 더 영어 못할거에요. 그래도 노력하니까 의사소통이 어느정도는 되네요

영어 잘해서 온거 아니고 잘하려고 온거잖아요~
힘내요 같이!

솜다리님의 댓글

no_profile 솜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61.♡.234.147) 작성일

첨부터 잘 알아 듣고 말도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걸요.
아는 것도 입에서 엉터리로 막 나가는데....
걱정말고 잘지내시면.. 많이 늘거에요.
거기서는 잘 몰라도 돌아와보면.. 차이를 느끼실거에요.

Funkyguy님의 댓글

no_profile Funkygu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5.♡.123.146) 작성일

전 5년전 스코틀랜드에서 어학연수 했어요..
억양도 세고, 한국 사람도 전혀 없고, 영어도 아예 못했고,
몇 달 동안 거의 죽을 뻔 했답니다...
지금은 런던에서 대학원 잘 다니고 있지만요...^^
본인 열심히 하기 나름이에요..

Funkyguy님의 댓글

no_profile Funkygu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84.26) 작성일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저같은 사람도 I'm a boy 등을 배우는 Beginner로 시작했다가
IELTS speaking 7.0받고 수료했어요...1년정도 걸렸네요...ㅎㅎ
저 정말 영어 "전혀" 못했었거든요

일단 인터넷에서 영어회화공식 등을 모아놓은게 있을 거예요..
그것을 프린트 하시든, 메모를 하시든 줄줄 외우세요..
그리고, 작은 라디오 하나 구입하셔서 걸어다닐 때마다, 버스에 탔을 때,
주구장창 들으세요...알아들으려고 노력하지 마시고,
그냥 음악 듣는 것 처럼 쭉 들으세요...

어학원에서 배우는 영어교재 뒷 편에 CD 대본이 있을 꺼예요...
하루에 한 지문씩 받아쓰기 하시고, (다 채워질 때 까지)
그 받아쓴 것을 하루에 반드시 소리를 크게 내어 100번 반복해서 읽으세요...

제가 생존하기 위해(?) 썼던 영어학습 방법이구요...
이렇게 6개월만 꾸준히 해보세요...
놀랍고도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건승하십시오 !!!!

해달바이스님의 댓글

no_profile 해달바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7.♡.225.254) 작성일

처음이 저도 연수 왔을때 스피킹 때문이 주눅이 많이 들었었는데 나중엔 생각하보니까 너네도 한국어 못하잖아!? 내가 영어가 서툰건 이상한게 아니라 당연한거다라는 생각을 하시작하면서 오히려 자신감이 많이 생겼던거 같아요 우선 자신감이 중요하니까 얼마 안돼셨는데 너무 자신감 잃지말고 자신감 얻으심 금방 느실꺼 같아요 :) 파이팅이요 ^^

슬픈바람님의 댓글

no_profile 슬픈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0.♡.180.157) 작성일

아 모두들 감사합니다.
런던 온지 3주가 되었네요. 여전히 영어는 안 들리고 말도 잘 못합니다만..
생존에는 영어를 잘 못해도 대충 단어만으로도 살 수가 있더군요 ^^

그래도 그 사이 휴대폰도 개통하고, 은행계좌도 열었네요.
마침 student oyster card도 나와서, 런던 구석구석을 훑고 다니고 있습니다 ㅎㅎ

학원 클래스는 pre intermediate로 낮췄는데,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문법이야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강하자나요. 어차피 intermediate에서도 문법은 어렵지 않았지만요.
일단 토론을 위한 주제에서 일상생활 주제로 넘어가니까, 선생님 얘기도 드문드문 들리고 대충 제스처나 단어만으로도 눈치를 채겠더라고요. 클래스메이트들도 다들 더듬더듬 거리니까 용기있게 대화할만하고요.

솔직히 TV나 드라마는 전혀 들리지 않고, 사람들 말도 두 문장을 넘어갈 경우 들리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말을 문장으로 내뱉지 못하고 있고, 단어 위주로 내 뱉습니다만..
용기는 생겼습니다.
이게 다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감사드리고요.
충고해주신 것처럼, 공부해 볼께요~

언젠가 정말 기적이 일어났어요!!

라고 글을 올릴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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