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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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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Joo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84.26) 댓글 1건 조회 5,348회 작성일 15-09-30 18:22

본문

To know is nothing at all; to imagine is everything.

안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상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Anatole France(아나톨 프랑스)


영어를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무리 많은 단어와 구절을 외우고 있어도 알고 있어도

그것을 연상시키지 못하면 나는 그것을 나의 말로서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령 Hot 이란 단어가 있을 때,

나는 마음 속 깊이 hot을 뜨거움이나 열의 이미지로 마음 속으로 각인 시키고 내재화 시키고 이미지화

시킬 때 나는 그 단어를 hot 한 상황에서 쓸 수 있다.

단순히 단어를 아는 것만으로는 그것을 자유자재로 쓸 수 없다.


crave(간절히 바라다)란 동사를 쓸 때는 정말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이미지로 내재화 시켜야지만,

나는 그 동사를 내 말처럼 사용할 수 있다.


영어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의 지식이 그러하지 않을까 한다.

어떤 학문을 통달한다는 것은 통달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전공자의 단계까지 간다는 것은

자기가 그 학문 분야에 대한 나름의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그림 안에서 그 그림의 구체화 정도에 따라서

파편적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단편적인 지식이라도,

특히 철학적인 지식은 그것을 개념화하는 과정에서는

관념적으로 그것을 머리에 그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과학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상력은 단순히 교과서를 판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적 대화나 토론의 과정에서

추상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고 

다른 의견을 통해 더 못 보던 그림을 보면서 더 큰그림으로 갈 수 있다.


결국 지적대화나 토론의 효용은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지식을 머리속 그림으로 탄생시키는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단편적인 지식이 배후에 가진 스펙트럼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리버럴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인문학이 효용이 있는 것이고,

이런 의미에서 어린 아이에게 미술을 가르칠 필요도 있고,

이런 의미에서 학교에서 토론식 수업을 권장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교육 철학은 상상력보다 앎이 우선이다.

표준화된 시험의 비중이 높은 것은 차치하고,

각종 고시라는 제도 자체가 단순히 얼마나 아는지를 측정해왔다.

(지금은 물론 많이 바뀌었지만...)


앎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앎 자체를 중요시 여기는 우리의 전통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너무나 뿌리깊기도 할 뿐더러 앎자체를 측정하는 것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유럽은 앎 자체보다 그 앎을 토대로 네가 무슨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지를 더 우선시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마도 그것은 교육 철학의 차이일수도 있을 것이다.

(몰론 이들도 앎을 측정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것이 최종 목적이자 측정 수단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앎은 아무 것도 아니다. 상상력이 전부다'라고 서양의 노벨상 수상자가

백년 전에 말했는데 상상력은 지적 능력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상상할 수 없는 지식은 활용할 수도 없는 것은 물론일 뿐더러

시험이 끝나면 모조리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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