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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전쟁 막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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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ghlagh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205.37) 댓글 2건 조회 5,491회 작성일 17-05-20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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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번씩 대형 또라이가 나타나 괴롭히는군여..
학교다닐때는 지도교수가, 작년엔 동료가, 올해는 프로젝트 팀장시키가
이번 또라이의 특징은.. 얼핏봐서는 사람 좋아 보이길래 또라이인줄 몰랐습니다. 전형적인 맘씨좋은 신사처럼 생김. 말도 조용조용 점잖게 하고.. 게다가 높은직급, 팀장, 부서장이 좋아하는 사람임

이 프로젝트 외부사무실에서 저는 1년했는데 (프로젝트는 지금 3년째) 처음부터 어쩐지 좀 이상하더라구요. 백인들한테는 상냥하고 나한테는 인상쓰고
영어못한다고 구박하고 주인의식이 부족하다느니 도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느니
쪼끄만 말도안되는 꼬투리 잡아서 1시간동안 혼내고 윗선에 보고하고 주변사람들한테 떠들고 다니고
팀미팅 이런것도 없고 그냥 비공식적으로 모여서 업무얘기 잠깐하는게 다인데 저는 빼는일도 다반사
내가 경력 제일 많은데 나한테는 중요한일 안맡기고 다른애들 뒤치닥거리나 시키고 대하는 태도도 애들 대하듯 막대하고... 그렇게 괴롭히더라구요

울회사는 플렉시블 출퇴근이라 근무시간 채우고 알아서 가는시스템이라 다들 그렇게 하는데 저는 8시에 출근하는지라 5시이전에 가도 되는데 일찍가는거 무지 못마땅해하는거 같더라니 언젠가부터 매일 오후4시에 일주고 그날밤까지 다 하라고 해서 첨엔 노상 6-7에 퇴근. 근데 알고보면 그렇게 급한일도 아니었더라구요. 늘 내가 뭐하고 있나 보다가 쪼끔이라도 딴짓하는거 같으면 와서혼내고 위에 일러바침. 이거 뭐 감옥도 아니고. 임시사무실 자리배치도 지가 이뻐하는애들하고 쭈루룩 같이앉고 저만 혼자 뚝 떨어진 출입문 바로 앞자리 임시자리 배정해주고는 뭐 얘기할때 부르지도 않고 지들끼리 히히덕거립디다

첨엔 몰랐습니다. 아 내가 외국에서 온지 얼마 안되서 잘 모르나부다 내가 뭔가 잘 못하는구나
그래서 더욱 열심히 잘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잘할수록 더 괴롭히더라는..
주변애들한테 말을 듣고 알게 되었음. 유명한 차별주의자에 능력도 없고 끔찍한 나쁜놈이라고 하더군요
흑인 아시안 일단 차별, 여자 차별, 거기다 잘하는거 같으면 더 괴롭히고 트집잡아 못올라가게 누름

제 친구인 흑인엔지니어도 저랑 완전 똑같은일을 6개월전에 당했답니다.. 제가 첫부분만 조금 말했더니 나머지 부분을 얘가 쫘악 말하는데 깜놀햇네요 어찌나 나랑 똑같던지... ㅎㅎ 더구나 어이없는건 나한테 영어못한다고 그렇게 구박하더니 이 흑인엔지니어한테도 그랬답니다. 얘는 런던토박이인데.. 팀장스키는 아이리쉬인데 말도 배배 꽈서 하고 발음도 이상함.. (저는 아이리쉬 대부분 좋아합니다.. 거기에 오해 없으시길) 근데 못알아들으면 인상 팍 쓰면서 영어좀 어떻게 해보라고 함.

희한한건 걔가 이뻐하던 백인애들까지 끔찍하다고 뒤에서 말을 하더군요.. 얘네들 다 회사 그만두거나 다른프로젝트로 벌써 다 옮김
어쩐지 이 프로젝트 애들이 보통 4-6개월을 못넘기고 다른데 파견보내달라고 해서 나가거나 아예 회사 그만두거나 해서 남아있지를 않더라니..

근데 윗사람들은 아무도 모릅니다. 생긴거 하는행동 점잖게 하고 윗사람들한테는 잘하니까..
저도 뭐 한 인내 하는 의지의 한국인인지라 그냥 에이 재섭서 하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서 1년간 이리저리 잘 넘김.. 그래도 팀장이니까 맘에 안들어도 하라는대로 하구여..
제가 나이도 경력도 이넘보다 많습니다. 얘는 윗선에 잘보여서 올라간 케이스. 머 여기까지는 좋은데 나도 시니어 직급인데 기본적으로 예의는 갖춰서 대우해줘야 하는거 아님? 의견이 조금 다를뿐인데 애들 혼내듯 주인의식이 어쩌고 빌더빌리티가가 어쩌고 프린서펄이 어쩌고 1시간씩 잔소리 하는거 기분 나쁘지만 참 오래 참았네요

제가 다행인지 아닌지 모든 기록을 남기는 스타일이라.. 이넘이 찌끄만 라이저 도면하나를 가지고 두달도 넘게 10번도 넘게 별것도 아닌걸로 코멘트 달면서 번번이 나를 1시간씩 혼내고 계속 딴지걸면서 마감 벌써 지났는데도 클로즈 안해주면서 마치 내탓인양 행동, 맘에 안들어도 팀장이니까 의견 다 반영해서 고쳤는데 코멘트 또나오고 또나오고 10번넘게 나오고 마감은 지나서 나만 욕먹고 그동안 뭐라 안하던 단어표현까지 트집잡고 뭔지 모르는 라인 점 하나하나까지 따지고 들고 (사실 이거 다른부서도면하고 다 합쳐진 도면이라 나는 다 모르고 다른부서하고 같이 의논해야 하건만).. 이런적이 전에도 몇번 있는데 대놓고 항의해서 사과 받아냈었는데 더이상 그러기도 싫구요.. 이건 그냥 또한번 나를 잡기위한거구나 확신이 들면서 너무 화가 나서..

화면 자료 죄다 캡쳐해서 몇월며칠에 이랬고 몇월며칠에 이랬고 이러이러 해서 전체회의 해서 전체코멘트 나왔으면 그걸로 클로즈 되는게 맞는거다. 세상에 퍼펙트한건 있을수 없다. 어느정도의 추가 코멘트가 나올수는 있지만 이정도까지 기한 넘겨서까지 마이너한게 10번씩이나 계속 나오는건 이해할수 없다. 내 도면 담당자로서의 업무는 전체협의하에 코멘트가 나온 몇월 며칠까지로 종료되었음을 알린다. 더이상 나오는 코멘트는 추가패키지이며 나는 할만큼 했으니 부디 나보다 더 능력있고 주인의식 있는 능력자에게 인계하기를 바란다.

요래 써서 그시키 부서장 라인매니저 다른매니저 등 높은양반들한테 쫘악 이메일 보냈음..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 돌아갈 각오까지 했었죠. 워낙 부서장 이뻐하는 시키라 어쩌면 내가 불이익 받을수도 있다 하는 생각으로..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수는 없었으니까.. (전 비자스폰 상태라 직장 옮기기 어려움 ㅜㅜ)

전 원래 스트레스 확 받으면 2-3일 무기력+두통이 오면서 몸져 눕는 스탈이라 ㅋㅋ
메일 보내고 나서 급몸살 도져서 휴가내고 집에와서 잠

자고있는데 전화오고 난리 났는데 꺼버림
3시간쯤 후에 누가 문두들기길래 택배인가 하고 나가보니 울 부서 부서장님이 떡하니 서계심
뜨억... 울집 회사에서 겁나먼디... 게다가 이냥반 몇달전 다리부러져서 수술받고 절뚝거리면서 다니는 분인디 ㅋㅋㅋ 어메

나를 보더니 너 괜찮냐면서 회사로 급전화하심. 얘 무사하다고 ㅋㅋㅋ
다들 나 어디 다리에서 뛰어내린줄 알았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넘 쎄게 말햇나... ㅋㅋㅋ

어쨋든 지금 좀 찜찜한 방법이지만 내가 그토록 원하던 그 업무 및 그 프로젝트에서도 빠져나오고
그 끔찍한 팀장늠하고는 앞으로 같이 일 안해도 되고
형식적이지만 높은양반들이 나한테 무지잘해주고
대충 해결은 되었네요.. 나만 특별 보호대상이 된거같아 좀 그렇긴 하지만..
회사 그냥 다니는게 어디냐 그러고 있습니다 ㅋㅋ 뻘쭘 대박이긴 하지만요

솔직히 한국에서 회사생활 10년넘게 했었는데 여기회사생활은 한국하고 비교할바가 아니죠.. 일단 근무시간 적고 쉴때 확실하게 쉬고 법으로 보호받는 시스템도 확실하고 불필요한 형식적인 업무나 상명하복도 거의 없고.. 회식 술자리 주말등산 체육대회 없고 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밤새야함 이런거 다 말하려면 ㅋㅋㅋ

어쨋든...
오늘 그 ㅅㅂㄴㅇㅅㅋ 가 나한테 와서 너 괜찮냐 지난 1년간 프로젝트 하느라 고생했고 좋은결과 고맙고 어쩌고 프로젝트 끝내고 나가는애한테 노상 하는 틀에박힌 인사를 하길래 한마디 더 해줄까 하다 (미워하던 나 나가니까 얼마나 좋니? ㅋ) 꾹참고 그래서 뭐? 이런식으로 째려봄.. 얘가 늘 나한테 이렇게 대했었죠.. 대답도 안하고 계속 째려봤더니 무지 당황하더니 어물어물 얼버무리다 후딱 가버리대요 어휴 헤딩을 들이받아 버리고 싶은거 잘참음 ㅋㅋ

내년엔 또 어떤 또라이가 등장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ㅋㅋㅋ

주변에 신사 숙녀의 탈을 쓴 또라이 의외로 많습니다. 겉으로 친절해보이는사람이라고 다 믿지 마시고 혼자 상처받거나 내가 잘못했나?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주변에 알려서 도움 받으시길 바랍니다.. 의외로 대놓고 성질내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조용히 점잖게 괴롭히는 초강력 또라이도 있으니 참고하시라고 또 글 씁니다 노상 게시판 도배해서 지송지송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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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lagh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ghlagh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2.♡.205.37) 작성일

정말 점잖은 신사 숙녀같이 생긴 사람들.. 방심하면 안되겠어요 오히려 더 심하게 뒤통수 치는경우 꽤 있는거 같습니다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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