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일기(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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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재료는 청어다. 영국은 청어가 진짜 많다. 청어 철이 되면, 스코틀랜드에서 런던 템스강 하류까지 쌍끌이 어선으로 엄청나게 잡아댔다. 아일랜드와 본토 사이에 맨섬이라고 있다. Isle of Mann 또는 Man이라고 하는데 영국 영토지만 영국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영국 왕실이 소유한 별도의 영토다. 이곳의 주 수입원이 청어다. 청어가 엄청나게 많이 잡혀서 영국 전역으로 보급하고 유럽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영국인들은 청어를 주로 올리브유에 절여서 먹거나 훈제로 먹는다. 훈제는 너무 짜서 먹기 힘들었다. 테스코에 가면 가공 안 한 청어들이 많이 있었다. 해풍에 말려 과메기로 만들어 먹었다. 제법 맛있었다.
고등어도 있는데 현지인들에겐 인기 없는 생선이다.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라 팬에 구울 때 연기가 많이 나서 싫어한다. 테스코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저렴해서 나에겐 단골 메뉴였다. 고갈비, 김치찜, 김치찌개 등에 활용했다.
나중에 중고차를 구입하고 난 뒤에는 런던 수산시장에도 갔다. Billingsgate Fish Market 거긴 정말 굉장했다. 저렴하면서 온갖 해산물이 다 있었다. 런던에서 학교 다닐 때 자주 갔는데, 제철 만난 랍스타와 대게, 연어를 자주 사먹었다. 굴, 홍합, 가리비 같은 패류들이 유명했는데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았다. 그것들은 대량 구매해도 개당 1파운드였다.

통닭도 자주 먹었다.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 친구 5명이 함께 살았다. 그중 한명이 인천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치킨집 아들이었다. 나는 치킨 옷이 얇고, 바싹하게 튀긴 것을 좋아한다. 친구 집 치킨이 그랬다. 친구에게 오래전에 배워둔 기술로(?) 영국에서 치킨을 튀겨먹었다. 아고스에서 199파운드짜리 튀김기를 구입했다. 여러 튀김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중 치킨이 가성비(?) 최고였다. 비싼 것 같은 튀김기도 치킨 몇 번 해 먹으면 돈이 아깝지 않았다.
짜장면과 짬뽕도 만들어 먹었다. 지금은 마트에서 면 구하기 쉽지만 예전에는 면을 못 구해서 맛보기 힘든 음식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면은 스파게티면 뿐이었다. 스파게티면으로 중화면의 식감을 낼 수 없어 고민하다 친구에게 전화했다. 화학을 전공했던 친구인데 스파게티면을 중화면으로 바꾸는 연금술을 알려달라 부탁했다. 며칠을 실험해보고 이메일로 방법을 보내왔다.

스파게티면 1인분을 8분간 삶고, 베이킹소다를 1티스푼 넣는다. 2분간 삶으면 중화면으로 바뀐다. 베이킹소다의 주성분은 탄산수소나트륨이다. 이것을 가열하면 이산화탄소가 날아가고 탄산나트륨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끓는 물의 염기성을 높여준다. 2분간 삶으면 스파게티면의 플라보노이드와 반응하여 면의 색이 노랗게 변하고 함수율이 높아져 양념을 잘 머금을 수 있는 중화면 상태가 된다. 완성된 면을 씻어내고 소스를 부어 먹었다. 맛있었다. 친구 녀석은 이게 재밌었는지 더 심도 있게 연구해서 논문까지 썼다.
한달 식비는 사람마다 다르다. 집에서만 식사하면 보통 30파운드 이하였다. 저녁에는 미역국, 된장찌개, 볶음밥, 비빔밥등 저렴하게 먹는다. 나의 경우는 육식을 많이 하는 편이라 식비를 더 썼다. 아침 식사는 대다수 유학생이 비슷했는데 시리얼에 우유였다. 나도 그랬다. 아침은 그렇게 대충 먹었다.
점심은 샌드위치 만들어 오는 학생이 많았는데 나는 빵을 별로 안 좋아해서 미숫가루를 가져와 마셨다.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매점에서 사 먹었다. 매점은 어딜 가도 비슷했다. 어학원에서 매일 아침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셨는데 50펜스였다. 가끔 카레 라이스가 나올 때 사 먹었는데 1.80파운드 정도 했다. 대학 매점은 1.50부터 2.50까지 다양했다.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로 먹었는데 1.70이었다. 거기에 음료와 과일을 더하면 2.40정도 했다.
취미 활동을 많이 하면서 집에서 밥 먹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외식비가 갈수록 늘어갔다. 집에서 먹는 식비와 외식비를 합하면 100파운드 정도 썼던 것 같다.
자취를 하면서 음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해소됐다. 먹고 싶은거 거의 다 만들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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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진짜 저도 자취하면서 요리실력 많이 늘었었는데 ㅎㅎ 김치도 담가먹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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