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드라마 보기 전에 가야 할 여행지, 옥스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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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FORD
AI 시대에 마주한 아날로그 도시
스마트폰 화면과 AI가 일상을 촘촘하게 지배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이제 옥스퍼드를 떠올릴 것 같다. 영국의 시인 매튜 아놀드가 '꿈꾸는 첨탑의 도시(City of Dreaming Spires)'라 칭했던 이곳은 세계적인 대학 도시 중 하나다. 옥스퍼드는 수백 년의 역사와 학문, 문학과 영화의 기억이 겹겹이 쌓인 아날로그 여행지다. 동시에 훌륭한 디지털 디톡스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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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하나의 캠퍼스처럼 펼쳐져 있어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도 지적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애쉬몰리언 박물관(Ashmolean Museum)에서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감상하고, 도심 곳곳에 있는 칼리지를 구경하며 옥스퍼드 대학생들의 생생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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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옥스퍼드의 상징인 보들리안 도서관(Bodleian Libraries)과 유서 깊은 서점 블랙웰(Blackwell's)은 유독 인상 깊다. 빽빽한 책장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학생들 틈에 앉아 종이책의 질감을 느끼다 보면, 잊고 지냈던 학구적 열망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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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요람 옥스퍼드는 위대한 문학과 영화가 탄생한 낭만적인 무대이기도 하다. 문호들의 흔적을 찾고 싶다면 골목에 숨겨진 오래된 펍(Pub)과 바로 향해야 한다. 소설 <반지의 제왕>의 J.R.R. 톨킨이 즐겨 찾던 이글 & 차일드(The Eagle and Child, 현재 리뉴얼 중), 소설 <모스 경감> 시리즈를 집필한 콜린 덱스터가 자주 찾았던 랜돌프 호텔 등을 기억해 두면 좋다.
또 1381년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터프 태번(Turf Tavern) 역시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 끝에 숨겨진 보석 같은 펍이다. 이곳은 영국 배우 리처드 버튼과 <해리 포터> 출연진들이 촬영 중 즐겨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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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옥스퍼드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알고리즘과 픽셀의 세계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낡은 종이의 냄새와 오래된 돌벽의 온기, 소통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도시다. 아날로그의 가치와 인문학적 감수성이 굳건하게 살아 숨 쉬는 이곳 골목길에서 잊고 있던 낭만을 되찾아 보자.
▶By Train 런던 패딩턴역→옥스퍼드역 53분~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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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to do in Oxford
마법이 깃든 지성의 요람
옥스퍼드 해리 포터 투어
옥스퍼드 여행에서 영화 <해리 포터>는 빠트릴 수 없는 주제다. 발길 닿는 곳마다 해리 포터의 마법이 펼쳐져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허물고, 옥스퍼드대학교의 상징적인 건축물들을 누비다 보면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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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법의 중심에는 옥스퍼드대학교를 대표하는 칼리지이자 전 세계 팬들의 성지로 꼽히는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가 있다. 이곳의 복도와 계단에 서면 당장이라도 마법 지팡이를 든 학생들이 망토를 펄럭이며 튀어나올 것만 같다. 특히 호그와트 연회장의 모티브가 된 학생 식당은 호그와트의 신비한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나 여행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발걸음을 조금 옮기면 해리 포터의 세계관에 영향을 준 보들리안 도서관(Bodleian Libraries)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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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들리안 내 듀크 험프리 도서관(Duke Humfrey's Library)은 실제 촬영 장소로 쓰였다. 수백 년의 지식이 잠든 서가의 분위기는 사진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비하다. 영화 속 회랑이 있는 뉴 칼리지(New College)에서 해리 포터 투어에 마침표를 찍는다. 오랜 시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말포이 나무'가 있고, 크라이스트 처치처럼 호그와이트 대연회장을 쏙 빼닮은 학생 식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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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허락한다면 옥스퍼드 외곽의 블레넘궁(Blenheim Palace)까지 시선을 넓혀도 좋다. 영국에서 왕실이나 교회의 소유가 아님에도 유일하게 '궁전(Palace)'이라는 칭호를 허락받은 블레넘궁도 해리 포터와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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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바로크 건축의 걸작, 윈스턴 처칠이 태어난 생가 등의 서사가 궁전 곳곳에 배어 있는데, 해리 포터 팬들에게 중요한 건 궁 바깥에 있다. 정원으로 걸음을 옮기면 아주 특별한 고목과 마주치게 된다. 이름 자체가 '해리 포터 나무(The Harry Potter Tree)'인데 영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스네이프 교수의 가장 끔찍한 기억을 보여 주는 장면의 배경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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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와 추리 소설을 넘나드는 공간
더 랜돌프 호텔
옥스퍼드대학교의 다채로운 칼리지를 테마로 한 랜돌프 호텔(The Randolph Hotel, a Graduate by Hilton)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놀랍다. 로비를 장식한 각 칼리지의 깃발들을 지나면, 빅토리아 고딕 양식의 유산과 옥스퍼드 특유의 학구적인 분위기가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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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객실 디자인은 풍부한 색감을 바탕으로 옥스퍼드 출신의 유명 동문과 문학, 보들리안 도서관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문학적 상상력과 미식이 결합한 '더 앨리스(The Alice)'와 '모스 바(Morse Bar)'에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루이스 캐럴이 집필한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영감을 얻은 더 앨리스는 사랑스러운 핑크빛으로 동화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모스 바는 작가 콜린 덱스터가 이 호텔의 단골인 것과 추리 소설 <모스 경감>을 쓴 점에 착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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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를 추억하는 방법
더 스토어
옥스퍼드 한복판에 자리한 호텔, 더 스토어(The Store)는 신상 부티크 호텔이다. 1738년부터 2020년까지 영업한 보스웰스(Boswells) 백화점 건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과거의 향수와 세련된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맞춤형 예술 작품과 포근한 벨벳 침구로 꾸며진 101개의 객실은 개성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고, 레스토랑과 스파, 짐 등의 시설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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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하지 않더라도 한 번은 와야 하는데, 옥스퍼드의 스카이라인을 탐할 수 있는 루프톱 바 때문이다. 베일리얼 칼리지, 래드클리프 카메라, 엑시터 칼리지 등 옥스퍼드를 채우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보는 것에만 방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마시는 것에도 진심이다. 특히 월드 진 어워드 2025(World Gin Awards 2025) 세계 최고의 런던 드라이 진으로 꼽힌 '더 스토어 런던 드라이 진(The Store London Dry Gin)'이 기다리고 있다. 이 진으로 만든 칵테일과 진토닉은 옥스퍼드를 기억하는 또 다른 매개체가 된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영국여행,옥스퍼드,해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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